8월 10일 총회에서 이흥재 회장 재신임 결정키로

By 변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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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 한인노인회가 노인회장 공석 이라는 40여년 역사상 전례 없는 상황이 초래되는 위기에서 가까스로 해결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노인회 이사회(회장 곽정환)와 이흥재 노인회장이 노인회 자산인 묘지 2기 처리 문제로 인한 갈등 마찰로 노인회장이 전격 사임하는 사태는 지난 28일(수) 저녁 노인회 전체 단톡방에 이흥재 회장이 사의 표명을 하면서 외부에 공식 알려졌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 확산으로 휴스턴 노인복지부의 지침을 받아 노인회관이 8월 2일(월)부터 2개월간 휴관되었고, 이흥재 회장의 사의 표명 이후 현 임원들도 일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후 이 회장이 사퇴에 대한 납득할 만한 이유나 입장 발표 등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향후 사태 수습은 안개 속 국면에 빠지는 듯했다.
사태 1주일 만에 곽정환 이사장은 8월 4일(수) 오전 10시 긴급 이사회를 소집했다. 이날 이사회에는 곽정환 이사장, 김영석 부이사장, 구자근 이사, 정태환 이사 4명 만이 참석했다. 곽정환 이사장은 이사회 직후 기자들을 소집한 자리에서 “15명의 이사회원 중에서 노인회 회장단으로 구성된 4명의 당연직 이사가 사퇴했고, 남은 11명의 일반 이사 중에서 또 다시 4명이 사퇴해 총 7명의 제적 이사 중에서 3명 불참 4명 참석했으므로 과반수 성원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사회 안건은 회장 사퇴 이후 비상대책 수습방안으로 문제가 되었던 노인회로 기부되었던 묘지 2기가 반환되어 원상 복귀된 상황에서 이흥재 회장의 원대 복귀를 우선적으로 권고하기로 하고, 이 회장이 사퇴 의사를 고집할 경우 추후 회장 대행을 누가 맡게 되느냐에 대한 논의 및 선거관리위원회 소집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날 긴급 이사회가 시작되기 전 노인회관에 일찍 도착했던 곽정환 이사장과 묘지 환매 영수증을 노인회관에 전달하고 나서던 길의 이흥재 노인회장이 우연히 만났고, 그 자리에서 곽 이사장이 원대 복귀 의사를 물었고, 이 회장이 이를 수락하면서 사태는 잘 마무리되었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가 노인회 정관 1장 4조 “노인회관과 본회 소유재산의 소유권과 관리권은 노인회에 있으며 개인 혹은 타단체와 합병하거나 매각(양도)할 수 없다”는 조항에 의거해 불법 매매 논란이 불거졌던 만큼 향후 노인회 정관 개정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흥재 회장과 임원진들이 2020년 12월 2일 연석회의에서 묘지 2기 판매 건을 다루었다는 주장과 회의록 제시, 일부 이사가 중개인을 소개하면서 까지 묘지 판매에 협조해왔다는 사실 등을 들며 이사회가 묘지 판매건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는 주장인 반면, 이사회는 공식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불법 매각라는 양측의 주장은 여전히 상충되고 있다.
곽 이사장은 그러나 상호 감정이 대립된 상태에서 불거졌던 과거의 일은 차치하고, “이흥재 회장이 열심히 노인회를 위해 봉사하고 애썼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향후 서로 잘 논의하고 협력하여 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부덕의 소치입니다”
그러나 이흥재 노인회장이 이사회에 사퇴의사를 밝혔던 것이 아니었음으로 회장 복귀를 위해서는 총회의 인준 절차가 필요하다. 현 정관에 의하면 회장은 총회에서 선출되고 임원은 회장이 지명하여 총회의 승인을 받게 돼있다. 31대 노인회 임원진 전원도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그동안 총회 소집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흥재 회장이 7월 30일 임원진 사퇴를 반려했기 때문에 전관호 부회장의 회장 임시대행이 유효해진 것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에 임시 회장 대행의 전관호 부회장이 이흥재 회장의 재신임을 묻기 위한 총회를 소집하기로 했다. 날짜는 오는 8월 10일(화) 오후 1시부터 2시까지 노인회관에서 회원들의 찬반 의견을 묻게 된다.
결국 문제의 발단이 된 묘지 매각이 코로나19로 노인회 후원의 밤을 2년째 하지 못하면서 운영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시작된 일이었고, 개인적 공금 유용이 아니었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상호 원활한 대화로 해결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한 세부세칙이 마련돼 있지 않는 상태에서 정관 조항에 대한 해석도 논란이 될 수 있음이 드러났다.
사퇴 의사 발표 직후 이흥재 회장은 “할 말은 많지만 결국 제 부덕의 소치”라며 말을 아꼈다.
전례없는 코로나 시대, 취약 계층을 대표할 수 있는 노인회가 리더십 없이 우왕좌왕할 뻔했던 사태가 조기에 봉합돼가는 수순을 밟게 된 것은 매우 다행스럽다. 노인회원들이 흩어지고 한인사회에서 가장 모범되고 존경받는 노인회의 위상이 흔들리는 것, 그래서 동포사회의 외면을 받는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는 사람들은 바로 노인회의 주인인 노인회원들이다. 늘 그래왔듯이 지혜로 현명하게 어려움에 대처해왔던 어르신들의 손에서 이번 사태도 잘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