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세군 다민족교회 150명분 대형 선물보따리 전달
‘내 집 지키기’ 자체적으로 후원금 1만800여불 모금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연말연시를 맞아 따스한 이웃사랑과 덕담들이 부쩍 늘고 있다. 한인동포사회에도 어려운 이웃과 어르신들을 위한 작은 정성들이 코로나19 속에서도 마치 언 땅에서 올라오는 작은 꽃과 같은 기쁨을 선사하고 있다.
지난 16일(수)에 휴스턴 한인노인회(회장 이흥재)는 오전 10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재외동포재단에서 후원한 기금 1천500달러로 구입한 쌀과 라면을 노인회원들에게 배부했다.
코로나19로 노인회관이 문을 닫게 되자 YWCA에서는 노인회에 무료 제공했던 점심 대신 매월 1회 캔류와 냉동식품, 쥬스, 가루 분말 등 상하지 않는 비상식품 한 박스씩 노인회에 지원하고 있는데, 마침 이날 회원들에게 함께 배부가 되었다.
당일은 휴스턴 날씨답지 않게 바람이 차가워서 어르신들이 밖에서 구제물품들을 배부하는 일도 쉬워 보이지 않았다. 이흥재 회장을 비롯해 임원 7명은 115여명의 회원 명부를 준비해 주차장에서 차량 도착 즉시 바로 물건을 실어주었다. 노인회원들은 쌀과 라면 박스 중 선호하는 물품을 골라갔고, 거동이 어려운 회원들을 위해 차량 운전이 가능한 회원들이 여러 몫을 실어가기도 했다. 오전 10시 반경 이미 50% 이상의 물품이 배부되었다.
이날 노인회는 오전에 물품 배포를 끝낸 후 오후 1시부터 2시까지는 해멀리 노인아파트로 구호물품들을 싣고 가서 20여분의 노인회원들에게 직접 배달을 마쳤다.
한편 오후 2시 경에 휴스턴 노인회에 휴스턴 구세군다민족교회 강필모 사관이 150명분의 선물보따리를 전달했다. 노인회 측에서는 110명 분이면 충분하다고 했지만 어른키 절반까지 올라오는 선물보따리는 마치 산타 선물처럼 푸짐했다.
구세군교회의 강필모 사관과 유신영 사관은 지난 14일과 15일 양일간에는 어린이 가정과 노인 가정을 합해 총 2천193명의 지역주민들에게 성탄 선물을 전달했고, 이날 한인노인회까지 선물을 전달하면서 엔절 트리 행사를 모두 마무리했다. “다른 구세군교회들의 경우 요양원 폐쇄 등으로 올해는 노인들에 선물 전달이 많이 취소되었지만, 다민족교회는 한인어르신들까지 챙길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면서 받는 기쁨 이상의 섬기는 기쁨을 전했다.
이흥재 노인회장은 연말까지 구세군교회에서 전달한 선물들을 회원들에게 모두 전달할 계획인데, 입이 벌어지면서 좋아하실 모습들에 벌써부터 기분이 으쓱하고 뿌듯해진다며 기뻐했고 넉넉한 선물 덕분에 주변에도 사랑을 전할 수 있게 되었다고 흐믓해했다.
▲ 구세군에서 전달된 선물 보따리
동포사회 후원과 사랑 기대
한편 평상시 만날 기회가 제한된 상황 속에서 이날 노인회 회원들은 구호물품 전달을 기회로 자체적으로 노인회 후원금도 모금하는 모습이었다.
이미 16일 기준으로 이흥재 회장을 비롯해 임원진들이 총 6천800달러를 자체 후원금으로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이사회에서 2천 달러, 회원 1천800달러, 그리고 한인단체 200달러 까지 총 1만 800 달러가 모금됐다.
코로나19로 인해 매년 5월 어버이날을 즈음해 개최해왔던 ‘휴스턴 한인노인회 후원의 밤’이 취소됨에 따라 당장 내년 회관 운영에 적자를 각오해야 하는데, 이에 노인회가 먼저 ‘내 집 살리기’에 십시일반 후원금을 모금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날 노인회원들은 구호물품을 받으며 노인회비도 내고, 혹은 꼬깃꼬깃 모아두었던 용돈을 후원금에 보태기도 했다.
이흥재 노인회장은 “휴스턴 지역 한인동포들과 지역 유지분들, 단체들의 정성어린 도움과 노인회 자체적으로 회비 및 성금 모금으로 노인회가 잘 유지되어 왔다”고 말했다. 실제로 휴스턴 노인회에는 최근 약 몇 년간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서도 매년 약 7만 여 달러의 후원금이 답지됐고 이중 5만여 달러가 매년 경상비로 지출되었다.
부득이 동포사회에 따스한 사랑과 도움의 손길을 부탁하는 이흥재 회장은 “한인동포 여러분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계시는데 저희 노인회가 도움을 요청하게 되어 송구스럽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