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한국일보 문예공모전에서 ‘어느 날’ 수필 당선
“가뭄 끝에 단비 같은 선물”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휴스턴 한인동포 이시은 씨가 수필가로서 작가 반열에 올랐다.
한국일보 창간 52주년 기념으로 지난 해 실시되었던 제42회 한국일보 문예공모전에서 ‘어느 날’이 당당히 수필부문 당선작에 선정된 것이다.
이시은 씨는 이보다 앞서 지난 2018년에는 제3회 텍사스 중앙일보의 예술공모전에서 ‘뷰티서플라이’라는 단편소설을 처녀 출품해 우수상을 차지했을 만큼 작가로서의 잠재력은 이미 증명되었다.
당선작 ‘어느 날’은 2021년 텍사스 전역과 휴스턴을 강타했던 겨울폭풍(Uri)를 모티브로 하면서, 이민생활에서 맞닥뜨려야 했던 ‘아이크’. ‘허리케인 하비’ 등 예기치못한 기상이변의 경험담을 담담하고 생생하게 풀어갔다. 글 말미에서는 “미래 학자들은 지구의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가 코로나 보다 더 큰 재앙의 시작일지도 모른다고 했다.”며 자연의 질서를 파괴하는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과 산업화 결과를 반성하고 있다. 또 끝나지 않는 자연재난과 재앙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함께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삶의 여정에 대한 고단함에 대해서도 “하루가 다른 모습으로 새로운 것들에 적응해야 하는 수고는 이미 나에게는 버겁다.”고 함축 표현했다.
한국일보 문예작품 공모전은 미주 문단 최고의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신인작가 등용문으로 그동안 역량 있는 신인들을 다수 배출, 이민문학 정착에 크게 이바지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공모전에서 총 229편이 출품돼, 단편소설, 시, 수필 3개 부문에 각각 당선작과 가작이 선정됐다. 특히 시인 나태주씨와 한혜영씨가 시 부문을, 소설가 은희경씨와 윤성희씨가 단편소설 부문의 심사를 맡았고, 문학평론가 겸 소설가인 박덕규 단국대 교수가 수필 부문 심사를 하는 등 유명 작가의 시험대를 당당히 통과하며 작가로서의 실력을 인정받은 대회였다. 수필 당선작의 영예를 안은 이시은 씨는 상금 1천 달러를 부상으로 받았다.
이시은 씨는 “갑작스러운 남편의 췌장암 선고로 한국에서 항암 치료를 받고 있던 중에 당선 소식을 받았다”며, “어제를 추억하는 여유보다 하늘만이 알고 있는 내일을 생각해야 하지만, 내 자리를 알지 못해 방황하던 중 기대하지 않았던 당선 소식이 가뭄 끝에 단비 같았다”고 당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