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지 새 권고안 발표
유가 급락에 ‘휴스턴 경기침체’ 악몽 우려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시민들의 우려 속에도 로데오를 강행하던 휴스턴 시가 11일(수) 로데오를 비롯해 시(市)가 주관하는 모든 행사 및 이벤트를 3월 말까지 전격 취소 혹은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일 몽고메리 카운티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가 여행에 의한 감염이 아닌 지역확산의 예로 확인됨에 따른 긴급 비상조치에 따른 것이다.
실베스터 터너 시장과 해리스카운티 리나 히달고 판사는 11일 오후 12시 시 청사에서 공중보건 비상사태로 인한 지역재난(Local State of Disaster Due to a Public Health Emergency)상태를 선언했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고 상황을 완화하기 위한 긴급 조치다.
긴급명령의 결과로 제89회 휴스턴 로데오는 당일 오후 4시까지 전격 철수 조치 됐다.
라이스대학은 이보다 앞선 9일(월) 이번 주 수업을 모두 취소했고, 다른 텍사스 내 대학들도 봄방학을 연장하거나 수업을 일시적으로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하는 방법들을 강구하고 있다.
아울러 휴스턴 보건국은 시민들에게 코로나19에 대한 노출 위험을 줄이기 위한 새로운 권고안을 발표했다.
60세 이상 바깥출입 자제 재택근무 권장
새 권고안에 따르면, 중병에 걸릴 위험이 큰 고위험자들은 집에 머물러있고 사람들이 많은 공공장소나 사람들과 긴밀한 접촉이 있는 대규모 모임을 포함하여 되도록 사람들과 떨어져 있어야한다. 고위험자들은 △60세 이상, △심장병, 폐 질환 또는 당뇨병을 포함한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 △면역 체계가 약한 사람들, △임신한 사람 등이다.
또한 재택근무가 가능할 경우 이를 허용하도록 권고했다. 이러한 조치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접촉하는 근로자 수를 줄이고 질병으로 인한 결근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많은 사람들의 모임을 피할 수 없다면 행사 연기를 고려하라고 권고했다.
휴스턴 보건국은 그러나 현재 학교 폐쇄는 아직 권장하지 않지만, 코로나19 사례가 학교 내에서 진단될 경우 학교와 ISD와 협력해 학교 폐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특히 몸이 아픈 사람들은 감염이 쉬우므로 집에 있어야 하며, 일반인들도 가능한 병원이나, 장기 요양시설 혹은 요양원을 방문하지 말며, 꼭 가야할 경우 시간제한 및 환자로부터 6피트 떨어진 곳에 있을 것을 주문했다.
기침이나 발열, 호흡기 증상이 있을 경우 바로 응급실을 찾지 말아야 한다. 먼저 자신의 주치의나 1차 진료가 가능한 병원에 문의한 뒤 코로나19 진단이 필요한지 의사의 판단에 따라야 한다. 비슷한 증상이 있어도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상황이 아닌 이상 응급실 사용은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다.

재난은 코로나에서 유가(油價)로
11일(수) 현재 텍사스 지역에는 총 33건의 코로나19 케이스가 있다. 이중에 11건은 샌안토니오 랙랜드 공군기지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다. 결국 텍사스 주 안에서는 총 22건이 보고됐다. 특히 몽고메리 카운티에서 발생한 1건이 바이러스에 의한 지역감염 케이스로 감염경로가 불확실해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휴스턴 매트로 지역에 주로 집중되었던 감염 사례가 10일과 11일을 전후로 텍사스 북부 달라스 인근으로 퍼졌다. 특히 프리스코 지역의 감염자는 최근 캘리포니아를 다녀온 경우인데, 그의 아내와 3세 자녀까지 함께 감염시킨 사례다.
11일까지 휴스턴과 해리스카운티, 포트밴드, 몽고메리 카운티에는 총 14건의 양성 및 양성의심사례가 보고됐다.
코로나19 전염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며 피해가 커지자 백신 개발에 대한 관심과 기대도 높지만 의료전문가들은 백신이 상용화되기 까지는 앞으로 6~8개월, 혹은 1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팬데믹 우려도 현실화되고 있다.
휴스턴에는 양대 에너지 컨퍼런스 중 세라위크가 취소되었고, 5월 초에 시작되는 2020 OTC도 현재로서는 불투명한 상태다. 에너지 업계 및 한국 수출기업들의 손실도 예상된다.
이미 한인소매경제는 물론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으며, 글로벌 경제 역시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 코로나19가 공중보건 위기이지만 경제 위기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9일(월) 국제유가는 하루 만에 20% 넘게 폭락하면서 배럴당 30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석유수출국기구 OPEC과 러시아 간에 감산 합의 결렬이 도화선이 된 것으로 보도됐다.
당일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4.6%(10.15달러) 떨어진 31.13달러에, 브렌트유 역시 배럴당 24.10%(10.91달러) 급락한 34.36달러를 기록했는데, 증시전문가들은 하루 낙폭 기준으로는 걸프전 당시인 1991년 이후 최대라고 놀라워했다.
실물경기 위축에 따른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오펙의 감산 결렬 소식이 맞물려 원유 가격을 끌어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코로나19 악재가 해소되는 올해 하반기에는 오름세로 나타나 미국 셰일기업들의 손익분기점인 평균 45달러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향후 몇 개월 동안 오일 관련 기업들의 파산과 감산에 따른 해고도 예상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과 경제 위기가 겹치면서 아시안들에 대한 인종차별도 노골화되고 있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중국인들에 대한 불안, 분노, 두려움은 코로나 발병사례가 많은 한국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코로나19는 이제 몇 개의 발병 케이스가 문제가 아니라 경제, 사회적인 문제로 퍼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같은 동족끼리 차별하고 루머로 인한 피해를 입히기보다는 함께 난관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한인커뮤니티의 모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