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500만 불 예산 “턱없이 부족” 증명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휴스턴 시가 지원한 ‘임대료 구제 프로그램(COVID19 Rental Assistance Program) 이 신청 사이트 오픈 1시간 30분 만에 모든 자금이 소진됐다.
휴스턴 시는 지난 주 코로나19로 4월과 5월 주거용 임대료를 지불하지 못하는 세입자들을 돕기 위해 1천500백만 불을 투입키로 했는데, 신청이 폭주하면서 조기 마감된 것이다.
워낙 코로나 피해자들이 많기 때문에 중소상인들을 위한 SBA 프로그램처럼 단기간에 예산이 고갈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 같은 정보조차 몰랐던 세입자들도 많았기 때문에 뒤늦게 지원을 시도했던 사람들은 아예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휴스턴 시의 코로나19 임대료 구제프로그램을 진행했던 베이커리플리(BakerRipley) 비영리단체는 13일(수) 오전 11시 35분에 해당 트위터에 “모든 자금이 투입되었고, 등록은 중단됐다”고 알렸다.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의 임대료 미납 문제를 정부가 나서서 구제해 준 것인데, 해당 포탈 사이트를 통해 임대인(집주인)은 이미 7일(목) 오전 10시부터 등록 신청을 오픈했다.
반면에 임차인(세입자)도 13일(수) 오전 10시부터 별도로 신청할 수 있게 했는데, 이날 오전 10시 사이트가 오픈되자마자 선착순에 의해 모든 자금이 소모되면서 약 90분 만인 오전 11시 25분에 접수가 마감된 것이다. 이날 1만7천명이 한꺼번이 사이트에 접속하며 일부 마비 현상도 발생했다.
휴스턴 주택국(HCDD)도 “모든 휴스턴 주민들의 필요를 충족시키는데 자금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했다”고 리트윗 했다.
이 프로그램은 먼저 집주인이 4월과 5월 2개월치 모든 임대 연체료와 위약금 및 이자를 포기하고, 휴스턴 시가 지원하는 최대 1,056불을 초과하는 임대료에 대해 세입자가 지불 계획을 입력할 수 있게 했다. 또한 2개월 동안 임대료 연체로 인해 사전에 취해졌던 퇴거 절차 및 통지 내용을 철회토록 했다.
6천800여 가구 혜택
세입자는 휴스턴 시에 거주해야 하고, 4월과 5월 2개월 혹은 1개월 임대료를 체납한 경우에 신청 자격이 주어졌다. 3월 임대료까지는 완납이 되어야 하고,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영향으로 임대료 지급 불능 사유가 증명되어야 했으며, 연방정부가 정한 지역평균 소득 기준 80% 미만이거나 메디케이드, WIC, SNAP 등 정부보조프로그램의 혜택을 받고 있는 저소득층 가정이 해당되었다.
휴스턴 시 임대료 지원프로그램은 올해 초 의회에서 통과된 코로나 구제패키지(CARES)법에서 기금이 마련됐다.
실베스터 터너 시장은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미치 맥코넬 상원의원에게 1천700억 불의 임대 및 주택지원을 추가로 요청했다. 또한 코로나로 인한 퇴거 및 저당 조치의 유예도 요청했다. 현재 텍사스 대법원은 5월 18일까지 모든 퇴거 조치에 대해 일시적으로 보류했다.
휴스턴 시는 이번 임대료 구제프로그램으로 약 6천800여 가구가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이번 프로그램에 대한 사전 홍보기간이 짧았던 만큼 휴스턴 주택국은 해당 홈페이지 및 SNS를 통해 집중적인 홍보에 나섰고, 이번 주 초부터는 세입자 포탈에서 필요한 신청서 샘플을 사전에 공개했다. 또한 세입자 신청 시작 하루 전날인 12일(화)에는 인터넷 접속이나 사용이 용이하지 않는 세입자들을 위해 위임장을 통해 이웃이나 친구, 주변에서 대신 신청할 수 있도록 장치를 추가하기도 했다.
본지는 지난 주 휴스턴시 임대료 구제프로그램이 발표되자마자 이를 보도했는데, 특히 한인부동산 중개인들이나 투자용으로 집을 임대하고 있는 동포들에게 정보가 공유되면서 이날 일찍 신청을 하여 임대료 구제 혜택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조금 늦게 신청한 경우 이미 마감돼 아쉽게도 기회를 놓친 경우도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상인들을 위한 SBA 융자 프로그램도 PPP 론이나 EIDL 프로그램 모두 조기에 마감되어 2차 구제 금융이 투입됐다. 마찬가지로 휴스턴 시의 임대료구제 프로그램 역시 전체 피해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기금으로 운영되어 단 1시간 30분 만에 종료되었지만, 휴스턴 주택국에서도 인정했듯이, 이번에 구제받지 못한 임차인들을 위한 2차, 3차 구제 프로그램이 또 다시 나올 가능성도 많다. 특히 미 하원에서 새로운 추가 구제패키지를 추진하고 있고, 거기에 지방정부에 대한 지원도 대폭 강화되었기 때문에 향후 휴스턴 시나 해리스카운티 등 각 지방정부가 지원하는 후속 구제 프로그램을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