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식사대접 못하는 아쉬움은 1천 달러 후원금으로 대신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휴스턴 이화여대 동창회(회장 한송희)는 음력설날인 지난 12일(금)에 한인 노인분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노인아파트를 방문해, 명절 음식이 담긴 선물백을 증정했다.
오전 11시 1차로 해멀리 노인아파트를 방문한 한송희 회장과 임원 및 동문들 8명은 떡국을 바로 끓여 드실 수 있도록 육수와 떡국 떡과 함께 황백 계란지단, 파, 김을 별도로 담은 고명, 그리고 나물과 얌전하게 부친 전, 후식으로 귤까지 색색의 종이백에 담아서 노인 한분 한분께 나눠드렸다.
노인회 서진영 봉사부장을 통해 미리 이대동문회 방문 소식을 전해들은 노인분들은 휠체어를 타고, 혹은 지팡이에 의지한 채 한 분씩 엘리베이터를 타고 로비로 나오셨는데, 그동안 코로나19로 바깥출입을 전혀 못한 때문인지 이대 동문회원들의 방문에 환한 웃음으로 반겼다.
영어회화 수업에서 얼굴을 익힌 한송희 회장과 몇몇 동문들을 보자 어르신들은 마치 가족을 만난 것처럼 두 손을 잡고 안부를 전하기도 했다.
이명옥 동문은 시작 기도에서 어르신들이 코로나 질병 뿐만아니라 항상 건강하시도록 기도하고, 사랑을 실천하고 섬기며 빛과 소금의 역할을 잘 담당해나가는 이대 동문회가 되기를 기원했다.
▲ 이흥재 노인회장에게 후원금 1천 달러를 전달하고 있는 휴스턴 이대동창회 한송희 회장(가운데)과 백은경 부회장.
반가워 용돈까지 쥐어주시고
기념사진을 찍은 후 한송희 회장은 이흥재 노인회장에게 1천 달러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매년 음력설에 해왔던 노인회 경로식사대접을 하지 못하는 아쉬움과 죄송함을 후원금으로 대신한 것이다.
이흥재 노인회장은 “휴스턴 이대동창회가 해마다 노인회를 위해 여러 모양으로 섬겨주고 경로식사대접을 해왔는데, 올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정성스런 음식을 노인아파트까지 찾아 직접 나눠주어서 감사하다”면서, 후원금 속에 담긴 경로효친의 마음까지 기쁘게 받았다.
이날 윤영옥 어르신은 현금이 든 봉투를 미리 준비했다가 한송희 회장 손에 쥐어주었는데, 한사코 받지 않으려던 한 회장도 나중에는 어르신이 동문회에 주신 예기치 못한 금일봉을 받으며 가슴 뭉클한 감동을 동문들과 함께 나누었다.
이날 이대동문회는 해멀리 노인아파트에 23인분 명절 음식백을 전달한데 이어, 파인몬트 아파트를 방문해 여섯 분의 노인분들에게 명절 음식을 전달했다.
때마침 당일이 음력설날이어서 일부 노인분들의 가족들도 명절 음식을 푸짐하게 들고 노인아파트를 방문 모습들이어서 더욱 정겨운 분위기였다.
한송희 회장은 “노인분들이 반갑게 맞아주시고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노인회 어르신들을 모두 대접하지 못한 죄송함이 더 마음에 걸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많은 인원의 모임이 제한되고, 연세 많으신 어르신들은 더욱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교통편이 없으신 노인아파트 거주 어르신들만 대접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다행스럽게 여겼다.
노인회 서진영 봉사부장은 “어르신들이 음식의 깔끔함에 놀라시고 훌륭한 음식맛에 찬사를 보내셨다”면서 여러분들이 감사의 전화를 직접 해주셨다고 전했다.
한송희 회장은 “예년처럼 다같이 모여 음식을 준비하지 못했지만 각자 만들어온 음식들을 담고 보니 한 끼 명절 식사로 손색없었다”면서 동문들의 수고와 도네이션으로 후원해준 동문 선후배들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휴스턴 이화여대 동창회가 20여년 이상 계속해왔던 노인회 경로식사대접을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취소했었다가 약식으로나마 어르신들에게 사랑과 정성을 전달해드리고, 귀한 전통도 끊지 않고 이어갈 수 있어 기뻤다”면서, 비록 모든 어르신들을 모시는 행사는 못되었지만, 내년에 더욱 풍성하고 준비된 행사로 찾아뵐 때까지 어르신들의 건강을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