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 천 마스크 3천개 초동 대응인력과 노약자들에게 전달
숨겨둔 재능 지금 “기부하세요”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발상의 전환’이 위기를 성공으로 바꾸는 경우를 종종 보지만, 성공한 사람의 특별한 전유물만은 될 수 없다. 보통사람들의 선한 의지가 모여 큰일을 해냈고, 수많은 “감사해요”가 한인사회로 다시 되돌아오고 있었다.
수잔 진(Susan Cho Jhin, 현 Houston Children’s Museum 이사) 자원봉사자와 신현자 시민권자협회장은 한인사회의 2020 인구조사 캠페인을 위해 만났다. 그러나 외부 캠페인 활동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한인사회가 협력하여 지역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다 결정한 것이 천 마스크 제작이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아시안 혐오현상은 엘리트 그룹까지 침투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수잔 진 자원봉사자는 “한국과 달리 막상 CDC의 마스크 착용 지침이 발표되었을 때 미국은 준비가 안 된 상태였기 때문에 일선 의료진에게 필요한 N-95 마스크 외에도 병원 행정인력, 초동대응인력, 경찰, 소방관들에게 마스크는 절대 필요했다”고 말했다.
수잔 진 씨는 한인사회가 이민초기에 세탁소와 옷 수선 사업에 많이 종사했다는 사실을 떠올렸고, 두 자원봉사자의 브레인 스톰을 통해 한인사회의 재능과 자원을 코로나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매개체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휴스턴교회연합회 회장 정영락 목사님(한빛장로교회 담임)에게 의견을 전했고 정 목사님의 적극적인 지지와 후원 속에 한빛교회 봉사팀이 구성되었다. 한인회 테리 윤 사무총장도 휴스턴한인천주교회를 통해 순식간에 봉사팀을 구성했고, 현재 옷수선집을 운영하고 있는 ‘Alterations by Sue’의 서 숙 사장님까지 합류했다. 여기에 한인문화원 팀까지 총 4개의 팀이 각자의 장소에서 천 마스크 제작에 나섰다.
▲ US Coast Guard에서는 감사장까지 보내주었다.
기발한 아이디어 총 동원
그러나 자발적인 마스크 제작팀이 구성되었을 4월 초에는 이미 모든 재료들이 동이 난 상황이었다고 한다. 특히 귀에 걸 수 있도록 고무줄을 구하는 것은 더욱 힘든 상황이었는데, 그래서 침대보를 구입해 빨고 다려 수십 장의 마스크 원단으로 충당했고, 남성 와이셔츠가 마스크 재료로 최고라는 주변의 귀띔에 한인들이 운영하는 세탁소를 소개받아 멀리 파사데나까지 찾아가 재료를 공급했다. 수잔 진 씨는 한인분들이 운영하는 세탁소는 물론 외국인이 운영하는 곳까지 모두 100% 환영했는데, 왜냐하면 고객이 오랫동안 찾아가지 않는 와이셔츠가 골치덩어리였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좋은 일에 사용한다는 말에 마다할 리가 없었다.
이 일을 위해 소리없이 뒤에서 빨고 다리고 하는 일에 협력한 봉사자들까지 합하면 자원봉사자들의 숫자는 더욱 많다. 1천개를 완성했을 때의 기쁨도 잊지 못한다고 한다.
수잔 진 자원봉사자와 신현자 회장은 처음 목표는 1만개였지만 현재 3천개 이상 수제 마스크를 만들어 코로나 현장에 전달한 상태다. 페이스북을 통해 연결 된 ‘희망의 마스크 (Masks of Hope)’를 통해 한인봉사자들이 정성스럽게 만든 마스크는 휴스턴 지역의 Methodist Hospital, Sugarland 병원, Texas Orthopedic, St. Jose Clinic 등에 한인사회를 대표해 전달되었다. United States Coast Guard, NASA, West University and Southside 경찰들에게도 전달되었고 노숙자와 위험에 처한 청소년들을 돕는 단체인 Neryspromise.com, 그리고 최근에는 파인몬트 아파트와 해멀리아파트의 한인어르신들과 거주민들, Interfaith Ministries for Greater Houston와 St. Dominics 양로원 등 까지 모두 한인사회 이름으로 전달했다. US Coast Guard에서 “한인사회 너무 고마워요!”(Thank you, Korean community)와 함께 감사장까지 보내왔을 때 이민생활에서 좀처럼 느껴보지 못했던 자긍심과 기쁨을 함께 나누었다고 전했다.
수잔 진 씨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한인사회에 재능과 열정을 가진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면서 그동안 지역사회를 어떻게 도울 지 방법을 몰랐을 뿐이었고 이를 깨닫는 귀한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그들이 Stay Home 상황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집안 일이 많았을 텐데 밤 새는 줄 모르게 즐겁게 일할 수 있었던 것도 보람된 일에 함께 동참한다는 기쁨이 컸기 때문이다.
신현자 회장 역시 “작은 노력과 정성이 합해 이웃사랑을 직접 실천하는 일에 더 많은 분들의 재능 기부를 바란다”면서, 앞으로 마스크 전달 뿐만 아니라 한인사회에 고립된 어르신들이나 저소득층 가정을 돕는 일에 더욱 세심하고 따뜻한 봉사가 전개될 수 있기를 기대했다.
*자원봉사 문의: 수잔 진(susan.jhin@gmail.com), 신현자(281-703-38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