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y 변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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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사회 1세대를 대표했던 여장부 김경희(Sophia Lee) 여사가 6월 24일(금) 오전 숙환으로 소천했다. 향년 87세.
1934년 서울 종로구에서 출생한 故 김경희 여사는 고려대학교 생물학과 3학년 재학 중 부군 이석환 님과 결혼했고, 1976년 휴스턴으로 도미했다. 故 김경희 여사는 휴스턴 한인상공회장과 휴스턴한인회 수석부회장을 지낸 이지향(Gigi Lee) 현 존 위트마이어(John Whitmire) 텍사스주 상원의원 수석보좌관의 모친이다.
‘휴스턴 한인 1세대 여장부’, ‘식지 않는 열정의 봉사자’, ‘수필가’, ‘화가’ 등 유독 별명이 많았던 고 김경희 여사는 휴스턴 한인동포사회 발전의 산증인이었다. 특히 휴스턴 한인 1세대들은 휴스턴 88서울올림픽준비위원회 사무총장으로 동분서주했던 고인의 모습을 비롯해 한인회, 시민권자협회, 상공회, 평통, 체육회, 베트남참전전우회 그리고 휴스턴한미공화당 의장, 휴스턴시장 자문위원 등 휴스턴에서 김경희 씨를 모르면 간첩이라고 할 정도로 열정적으로 봉사했던 인물로 그녀를 기억하고 있다. 한국일보 텍사스판과 본지 코리안저널 등에서도 고정 칼럼니스트로 30여년 이상 활동했다.
고인은 15년 전 발병한 파킨슨병으로 대외적 활동은 줄었지만, 이후 아마추어 수채화 화가로 재기했다. 뒤늦게 발견한 재능에 밤낮을 가리지 않는 열정과 집념으로 작품세계에 몰입했고 텍사스 중앙일보가 주최했던 예술공모전에도 매년 입상했다. 지난 2019년을 마지막으로 개인전도 5회나 열었다. 작품전시회에 참석했던 동포들은 고인이 노년에 화가로 활동할 줄 전혀 기대하지 못했다며 특히 병마 속에서도 낙심하지 않고 꿋꿋하게 예술혼을 불태우는 열정에 응원과 박수를 보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근황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故 김경희 여사는 기력이 조금만 있으면 손에서 붓을 놓지 않았고 그 곁에는 부군 이석환 씨가 늘 그림자처럼 있었다고 한다. 외동딸 이지향 씨는 “어머님이 주무시지 않으면 아버지도 잠자리에 드시지 않았다”면서 평생 아내를 조용히 외조해준 부친 이석환 님의 건강을 염려하고 있다. 또 늘 전화로 안부를 묻고 음식과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었던 중앙장로교회 교회 식구들과 동포사회 지인들의 따뜻한 사랑에 깊은 감사를 전했다. 한편 재향군인회 미중남부연합회는 고인이 생전 휴스턴 베트남참전국가유공자전우회 창립 때부터 활동한 공을 기리며 향군 명예회원으로서 마지막 가는 길을 예우한다고 밝혔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문의: 713-277-48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