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교사 150여명 “다시 모였다”… 짜임새·집중력 높아진 학습시스템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휴스턴 한인학교(교장 박은주)의 2020년 가을학기가 개강했다. 지난 8월 29일(토) 오전 9시 온라인 학교로 등원한 학생들은 오전 수업을 마친 뒤, 오전 11시 30분부터 개강식에 참석했다. 특히 지난 5월 휴스턴 호남향우회(회장 정성태)가 주최한 ‘인권’을 주제로 한 글짓기 및 그림대회를 기념 제작한 하늘색 티셔츠를 일제히 입고 등장한 학생들이 한 명씩 온라인 개강식에 등장했을 때는 뭉클한 감동이 전해졌다.
개강식은 으레 떠들썩하고 장내가 다소 어수선했던 모습이 익숙한데, 이날 정시에 시작한 개강식은 국기에 대한 경례와 애국가 제창 부터 모든 순서들이 조용하고 진지하게 진행됐다.
이번 가을학기에는 총 123명이 등록했는데, 개강식에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불참한 한두 명을 빼고 121명이 참석했다. 2020년 봄학기에 등록 숫자가 최고를 기록하며 좋은 출발을 보였지만 코로나19로 곧바로 학교 수업을 중단해야 했던 아쉬움과, 6개월 만에 다시 모인 학생들의 순수하고 해맑은 웃음, 훌쩍 자란 모습과 마주하는 반가움이 교차하면서 박은주 교장을 비롯한 교사들도 잠시 울컥했다는 후기를 전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상관없이 학생들이 모인 곳의 에너지와 열기는 바이러스도 상대가 되지 못했다. 개강 첫 날 수업시간에도 다른 때 같으면 선생님이 칠판에 쓰는 동안이나 조금만 틈만 보여도 장난치기에 바빴던 개구쟁이들이 일거수일투족이 고스란히 공개되는 온라인 학습 공간에서는 진지하게 수업에 임했고, 교사들도 가르치는 일에 전념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하늘색 물결 “우리의 미래”
박은주 교장은 “어려운 시기에도 한인학교 개강식에 참석한 학생들과 부모님께 감사하다. 한인학교를 위해 많은 분들의 격려와 후원이 있었는데, 특별히 이번 가을학기 온라인 수업을 위해 지난 2~3개월 동안 맞춤형 교재와 학습자료 준비를 위해 땀 흘려주신 교사분들의 수고에 감사하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내빈으로 한인회 윤건치 이사와 호남향우회 정성태 회장과 김현호 부회장, 추도균 이사가 참석했다. 정성태 회장은 “여러분은 대한민국의 미래이자 일꾼이다. 코로나19 시기에 더욱 건강하고 즐겁고 배움이 넘치는 가을학기가 되길 바란다”고 격려사를 전했다.
순서 중에는 학교 캠퍼스를 그리워하는 학생들을 위해 학교 모습이 영상으로 소개됐고, 각 반별 교사 소개 등이 이어졌다.
박은주 교장은 비록 정규 수업은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지만, 교사들은 재택근무가 아닌 각 교실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고, 토요일에 항상 학교를 개방하고 있다며, 학부모들과 온·오프라인 소통창구도 열어 놨다.
12월 12일까지 수업은 정확히 매주 토요일 9시 시작하여 12시에 끝나며, 오후 특활수업은 3교시에 담임교사의 지도로 진행된다. 특별히 가을학기에는 학생들 전원이 단소 특활수업을 받고 있어 이미 등록일에 드라이브 스루로 단소를 전달받았다.
가을학기는 유치부 2개 반, 초등부 6개 반, 중고급 3개 반 총 11개 반이 운영된다. 고등학생들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은 대면수업에서는 각 반마다 2명 정도가 필요했지만 온라인 수업에서는 1명씩 수업을 돕고 있고, 그리고 교무행정 보조까지 총 15명의 자원봉사학생들이 활동하게 된다. 박은주 교장은 온라인 시스템에서 자원봉사 학생들을 활용할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생겼다면서 가을학기가 좋은 시험장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전했다.

발전 위한 새로운 전환
개강식에서는 대면수업과 다른 온라인 환경에서 효율적인 수업이 가능하도록 사전 준비 내용이 자세히 설명됐다.
구체적으로 ▶빛이 잘 들고 조용한 공간에서 수업에 참여하기, ▶정해진 시간에 출석, ▶전자기기의 전원 및 충전 미리 확인하기 ▶교재, 필기구 준비 및 화장실도 미리 다녀오기 ▶단정한 모습으로 수업 참여, ▶결석/지각/조퇴시 사전에 선생님께 연락하기 ▶수업시 음소거, 손들고 질문하기, 카메라 켜놓기 ▶바른 자세로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예의 지키고, 방해되는 행동 하지 않기 ▶수업 중 선생님과 친구들 사진과 동영상 캡쳐나 녹화 금지 *아동온라인개인정보보호법(COPPA) *가족 교육 권리 및 개인 정보 보호법(FERPA) ▶교사 허락없이 수업자료 외부 유출 금지 등이다.
온라인 수업 첫 시작에 앞서 준비를 많이 했다는 박은주 교장은 교재와 같은 소프트웨어적 준비 뿐 아니라 온라인 수업이 원활하도록 한인회관 내 인터넷 연결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학생들이 100명이나 올까 하면서 걱정이 많았다. 다른 도시나 학교 선생님들이 평상시 절반이나 삼분의 이 정도만 와도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 가을학기에 등록한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의 관심과 격려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어쩔 수 없이 하는 온라인 수업이 아니라 온라인이 대세인 시기를 앞당겼다고 생각하고 오히려 미리 준비하고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번에 호남향우회가 제공한 티셔츠도 한인학교 학생들에게 소속감을 갖게 해주었는데, 정성태 회장은 “한인학교에서 정규 수업뿐만 아니라 다양하고 재미있는 행사 프로그램들도 있어야 더 발전할 것”이라면서, 가을 운동회나 설날 행사 등을 각 학교 위주가 아닌 연합 행사로 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고국을 떠나 이민자로 오래 살아서 그런지 청군 백군 나누어서 했던 떠들썩한 운동회, 릴레이 경기 등에 온 가족들이 목청을 지르며 응원하던 모습들이 그립다.”는 정 회장은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한인사회 차원에서 아이들을 중심으로 단합할 수 있는 행사를 기획하는 것도 이민사회에서는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