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영웅의 죽음에 표면적 이념갈등 없어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6·25전쟁 영웅’ 고(故) 백선엽 예비역 육군 대장의 영결식과 안장식이 한국시간으로 15일 엄수됐다. 서울 아산병원에서 육군장으로 열린 영결식 뒤 고인은 국립대전현충원 장군 2묘역에 안장됐다.
지난 10일 향년 100세 일기로 별세한 백 장군은 33세이던 1953년 1월 육군 대장으로 진급하며 국군 역사상 최초의 4성 장군이 됐다. 백 장군은 다부동 전투 등 많은 전투를 이끌며 공을 세워 ‘6·25 전쟁 영웅’으로 추앙받는다.
서울 아산병원에 마련된 빈소는 물론 광화문광장 시민분향소가 마련돼 시민들의 조문 행렬이 잇따랐고, 대구 경북지역 분향소는 물론 육군이 개설한 사이버 추모관에는 사흘 만에 10만 명 이상이 조의를 표했다.
재외 동포사회에서 드물게 휴스턴 동포사회는 안보단체들이 앞장서 13일(월) 하루 동안 휴스턴 한인회관에 임시분향소를 마련했다. 오후 12시부터 7시까지 마련된 분향소에는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상황 속에서도 조문이 이어졌다. 방명록에 서명하지 않은 사람까지 감안하면 70여명이 조문을 다녀갔다고 정태환 재향군인회 미중남부지회장이 밝혔다.
이번 분향소 설치를 위해 그동안 코로나19로 외부 출입을 삼가했던 각 안보단체 회장 및 임원들이 일사분란하게 뜻을 모았고, 휴스턴한인회, 노인회, 청우회도 후원했다.
이날 안보단체들은 입구에 손세정제를 준비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조문을 안내했다. 대부분 조문객들은 묵념과 헌화 후 바로 자리를 떴는데 안보단체 임원들은 일일이 마스크를 나눠주며 감사를 표했다. 임시 분향소에는 안보단체와 한인단체들의 화환과 더불어 휴스턴 총영사관에서 보낸 대통령 근조기도 설치되었다.
안명수 총영사는 오후 4시경 임시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뒤 안보단체장 및 한인단체 임원들과 잠시 대화 자리를 가졌다. 마침 달라스에 일부러 분향소를 찾은 한미애국기도회 원관혁 회장, 달라스 6.25참전 국가유공자회 오병하 회장 등 3명도 간담회에 참석했다.
정태환 회장은 “총영사님의 조문에 적잖이 놀랐다”며 감사를 전했고, 안 총영사는 “고인은 캐나다, 프랑스 대한민국 대사를 역임하셨던 외교부 선배이기도 하다”면서 좌우 이념을 떠나 ‘6.25 전쟁 영웅’에 대한 예를 갖추었으며, 미주 사회에서 모범적이고 단합이 잘 되는 휴스턴 동포사회를 치하했다.
한편 이날 고 백선엽 장군 임시분향소는 6.25참전전우회(회장 정재명)의 위임을 받고 재향군인회 미중남부지회(회장 정태환), 해병대전우회(회장 이광우), 베트남참전국가유공자회(회장 문박부)가 공동주관하고, 휴스턴 한인회(회장 신창하), 휴스턴한인노인회(회장 하호영), 휴스턴 청우회(회장 하호영)가 후원했다. 그밖에도 문호근 서예가, 헬렌장 전 한인회장 등이 당일 행사를 위해 도왔고, 이상일 전 한인회장, 오영국 한인회 이사장, 그리고 김종국 한인동포 등도 현장에서 각각 현금($100) 도네이션을 하며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