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부터 90대 형님·아우로 이루어진 마력”
휴스턴 한인사회에 수채화 바람을 처음 불러일으켰던 목요수채화 동호회(지도 이병선 화가)가 지난 9일(토)부터 제12회 작품 전시회를 갖고 있다.
첫날인 9일 오후 5시에 서울가든 연회실에는 100여명의 가족, 친지, 친구들, 동포사회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축하 리셉션이 있었다. 특히 이병선 화가의 지도를 받고 있는 어스틴 수채화반 회원들 3명도 전시장을 찾아 선배 회원들을 축하하고 함께 그림을 감상하며 훈훈함을 더했다.
휴스턴 노인회관에서 처음 시작해 10년 넘게 이어왔던 목요수채화반은 몇 년 전부터 노인회관과 동산교회에서 각각 일주일에 1회 정기 모임을 갖고 작품 활동을 해왔다. 그러다가 올해부터는 한인회관으로 둥지를 옮기면서 한인문화원 정규 강좌들과 더불어 한인회관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고 있다.
100여점이 전시된 서울가든 연회실은 오는 11월 17일(일)까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반에 공개되고 있다. 예전에 가족이나 친지, 친구들로 국한되었던 전시장 방문이 사람들이 많이 찾는 유명 식당 연회실로 옮기면서 일반인들에게 폭넓게 개방하는 효과도 있다.
관람을 하는 사람들은 수준 높은 그림들 앞에서 “역시~”하면서, 때론 섬세하고 때론 과감한 붓 터치와 색의 조화에 감탄을 연발했다.
나이가 들수록 농익는 실력
동산교회 유화청 목사는 행사 시작 기도에서 1년 동안 사랑과 정성으로 한끝 한끝 붓으로 그린 그림들을 함께 보면서 기쁨을 나누는 복된 전시회가 되기를 축복했다.
하호영 노인회장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들이 70대에 걸출한 작품들을 많이 남겼다”면서 나이에 상관없이 꾸준한 예술혼을 지향하는 회원들에게 중단 없는 정진을 당부했다.
또한 동호회 회원들을 위해 곁에서 물심양면으로 격려하고 지원해준 남편과 가족들에게도 축하 박수가 돌아갔다.
신창하 한인회장은 차기 한인문화원장 내정자인 김경선 현 임시관리위원장이 대독한 축사에서 영어권 한인회장으로서 목요수채화반 같은 문화 예술활동을 한인회관에서 오랫동안 계속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96세로 올해 12번째 전시회에 참가하고 있는 이희신 여사의 차남 서경선 박사는 “전시된 작품들 모두 회원들이 완성했지만 사실은 이병선 지도화가의 실력과 지도력이 응집돼있는 작품들”이라면서, 어스틴으로 이주한 후에도 한 달에 한번 휴스턴에 내려와 이틀을 머물면서 제자들의 숨은 재능을 발굴하며 지도하고 있는 이병선 화가의 열정에 박수를 보냈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병선 지도화가는 “오늘은 나의 날이 아닌 회원들의 날”이라면서 끊임없는 창작활동은 심신의 조화와 아름다움을 만들어준다면서 지속적인 예술 활동을 격려했다. 또한 매주 하루씩 장소를 제공해주고 있는 한인회관과 동산교회 그리고 멋진 전시회장으로 꾸며준 서울가든 손복영 사장에게도 각각 감사 인사를 전했다. 또한 비록 벽에 전시되지는 않았지만 배너에 올려진 이병선 화가 자신의 그림들도 소개하면서, 올해는 지도화가의 그림도 함께 감상해달라고 주문했다.
길어야 1~2년 지속되는 것이 보통인 동호회가 10년 이상 지속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그림 배우고 작품을 완성해가는 기쁨도 컸지만, 서로 대소사를 챙겨주고 희노애락도 나누며 어느 새 가족 이상의 끈끈한 형님 아우로 엮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병선 지도화가의 답변이었다. 회원들은 그 말에 100% 동의하면서도 한 가지를 더해 ‘지도교사의 카리스마’를 단연 꼽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친한 사이여도 일주일에 2회 그림으로 만나는 동호회의 철칙과 선을 넘지 않는 지혜와 절제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비결일 것이다.
<변성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