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코로나19… 꿈도 꾸지 못했다

우한폐렴으로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은, 2020년 12월 15일 백신 접종이 시작되며 바이러스 대유행을 잡을 ‘게임체인저’가 될 것인지 주목했다. 그러나 동시에 영국발 변종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목을 잡으며 또 다시 전세계를 불안과 긴장으로 몰아넣고 있다.
12월 29일 기준으로 미국에서만 누적 코로나19 환자 발생 1천9백5만5천869명, 사망자 33만2천246명을 넘었다.
전례 없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2020년 새로운 신조어들을 수없이 양산해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의 크기와 범위는 전(全) 지구상에 압도적이었고 모든 것을 표현하는 방식까지 바꿔놓았다. 이러한 총체적 재난과 혼란 속에서 각종 루머와 거짓 정보, 신종 사기들이 피해를 가중시켰고, 한인사회에도 무책임한 루머들로 피해를 입는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코로나19 위협으로 영업이 위축된 대면 서비스업이나 외식업, 항공, 관광업 등의 저숙련 노동자의 대량 실직에 이어, 코로나19가 앞당긴 원격·자동화 사회는 중간 사무직과 평생직장도 위협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시대의 대비는 자영업자, 기업, 학교, 학생 뿐만아니라 모두에게 두려움 혹은 새로운 기회의 창출로 다가오고 있다.
2. 코로나19 긴급부양구제책

코로나19가 가져온 대량 실업사태와 경제 셧다운 등으로 3월 24일 연방정부의 2조 3천억 달러 규모의 1차 긴급부양대책법안(CARES Act)이 발효됐다.
대부분의 미국인 개인에게 1인당 1천200달러 경기부양체크가 지급되었고, 주정부의 실업수당 외 연방정부는 주당 600달러 추가 실업수당을 긴급 수혈했다.
중소상공인들을 위해 중소기업청(SBA)은 급여보호프로그램(PPP)과 경제적피해 재난자금대출(EIDL) 등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지원에 나섰다.
연방정부의 직접 구호지원과 함께 CARES Act지원을 받은 주정부와 휴스턴시, 각 카운티에서도 자체적으로 임대료 지원프로그램, 소상공인들을 위한 융자 혹은 그랜트 등을 지원했다.
미 상·하원은 성탄절을 앞둔 12월 21일 9천억 달러 규모의 코로나19 대응기금이 포함된 2차 경기부양책을 통과시켰다.
우여곡절 끝에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법안에 서명했고, 미 의회는 당초 1인당 600달러 지원을 2천 달러로 증액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숨 가쁘게 움직였다.
1차 경기부양체크는 불체자에게 원칙적으로 불허했지만, 2차 라운드에서는 일부 허용된다.
IRS의 개인부양체크 지급 및 각 은행들의 PPP 프로그램 처리에 각각 시간이 걸렸었지만 2차는 신속하게 지급, 처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3. 인종차별 항의 시위 경찰개혁 견인

코로나19 팬데믹 속 어렵게 경제 재개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 속에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은 뜨거운 도화선이 되었다.
주요 도시마다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잇따랐고, 휴스턴에서는 6월 2일 6만 여명이 운집하는 대규모 평화 시위가 열렸다.
터너 시장, 알 그린 연방하원의원, 인권운동가들이 동참했고, 일부는 폭도로 변해 150여명이 체포됐고 상가들의 파손도 일부 발생했지만 인종, 종교, 연령이 다른 사람들은 ‘정의’라는 이름으로 함께 모였고, 휴스턴의 다양성의 특징을 잘 보여주었다.
극심한 분열과 변화의 요구는 결국 경찰개혁으로 이어졌는데, 쉴라 젝슨 리 연방하원의원은 6월 4일 조지 플로이드 이름을 딴 경찰개혁법안 ‘혁명 법안’을 발표하며, 경찰관 채용 단계부터 전국의 경찰 조직에 대한 변화를 요구했다.
휴스턴 시도 지역사회의 40여명의 대표들로 구성된 경찰개혁위원회가 발족되었고, 신창하 한인회장은 휴스턴 한인사회와 아시안 커뮤니티를 대표하여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한편 (가)휴스턴 한인뷰티서플라이연합회는 코로나19 사태로 창립총회가 연기되었지만, 과거 LA 폭동의 피해가 재현되지 않도록 흑인커뮤니티와 상생하는 방법들을 강구하고 있다.
4. 2020 미 센서스 총 99% 누적집계 기록

지난 10월 15일, 미 인구조사국은 2020년 센서스 인구조사 데이터 집계를 종료했다.
2020 센서스 인구조사는 시작 단계부터 시민권 조항 포함 논란을 비롯해 마지막 순간까지 최종 마감 연기 번복을 하며 혼선을 초래했다.
10년마다 시행돼온 센서스 인구조사는 매번 역사를 이루어 냈지만, 2020년 인구조사는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듯했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법정 시한인 2020년 12월 31일까지 완전하고 정확한 주별 인구 집계가 진행됐다.
2020 센서스는 워싱턴 DC와 푸에르토리코를 포함한 모든 주에서 99% 이상 총 응답률을 기록했다. 루이지애나 주를 제외한, 모든 주의 응답률은 99.9%로 집계됐다.
2010년 센서스 인구조사 최종 자가응답률이 66.5%였던 것에 비해, 2020년 자가응답률은 67%였고, 나머지는 무응답 가구방문 조치(NRFU)로 집계에 포함되었다.
코로나19 사태에 직면한 상황에서, 2010년 자가응답률을 능가할 수 있었던 데에는 헌신적인 지역사회 파트너 단체들의 협력과 2020년 인구조사에 처음 도입된 인터넷 온라인 응답의 적극적인 도입이 주효했다.
휴스턴 한인사회에서는 시민권자협회(회장 신현자)가 전국 규모의 이민 및 풀뿌리 단체들과 협력,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센서스 캠페인 활동을 펼치며 한인동포들의 참여도를 높였다.
5. 2020년 선거 열풍 아시안 유권자 투표 참여율↑

미국의 2020년 11월 대선은 약 1억5천980만명의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하며 120년 만에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던 역사적 선거였다. 이같은 역대 최다 투표는 인종차별과 백인우월주의, 反흑인 反이민정책으로 흑인, 유색인종, 소수민족들이 투표에 적극 참여했다. 특히 코로나19로 불거졌던 反아시안 분위기는 아시안 유권자들을 응집시켰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유례없이 많은 유권자들이 ‘부재자 투표’ 또는 ‘우편 투표’로 몰렸고, 민주당 바이든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현직 대통령을 누르고 제 46대 미국 대통령 당선을 확정지었다.
블루 웨이브가 공화당 표밭 텍사스 주에도 무서운 기세로 추격해왔지만, 텍사스는 연방 상하원에 공화당 24명, 민주당 13명으로 공화당 절대 우위를 지켰다. 특히 한국계 제시 제튼 공화당 후보는 51.81%를 득표하며 첫 한국계 텍사스 주 하원의원(D-26)에 당선됐다.
올해 선거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후보들은 한인사회에도 적극적으로 선거 운동을 펼치며 한인유권자 표심에 호소했는데, 선거 결과에 관계없이 한인사회의 위상이 커지고 주류사회와 네트워크도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한인조기투표일이 전략적으로 좋은 사례로 평가되면서 아시안 조기투표일이 시험적으로 실시됐으며, 시민권자협회도 아시안 커뮤니티로 활동 폭을 확장하게 되었다.
6. 휴스턴 한인사회 ‘따스한 동포애’… 코로나19 구호기금 운영

정부의 코로나19 긴급부양체크를 받지 못한 서류미비자나 유학생들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한인중앙장로교회(담임목사 이재호)가 1만2천 달러의 구호기금을 한인회에 기탁한 것을 시작으로 조의석 목사 내외(우드랜드 빛사랑교회 담임) 1만 달러, BAW Athletic Wear(대표 마이클 정) 1만 달러가 한인회(회장 신창하)에 답지했다.
한인회는 ‘코로나19 구호기금(Houston Korean COVID-19 Relief Fund)’를 운영해 성금 모금 창구와 그랜트 신청 접수를 받은 결과, 총영사관을 비롯해 여러 한인단체 및 개인들이 십시일반 모금하며 4만4천500 달러의 구호기금이 조성됐다.
서류미비자, 유학생, 경제적 곤란을 겪고 있는 동포들 50여명에게 기금이 전달됐다.
호남향우회 정성태 회장도 업타운 뷰티서플라이 5천 달러, 호남향우회 4천 달러 등 총 1만1천 달러 기금을 조성해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20여명의 주변 한인들에게 현금과 마스크를 지원했다.
그 밖에 휴스턴 한인노인회를 비롯한 안보단체 회원들과 한인사회 곳곳에 마스크 지원, 자발적인 수제마스크 제작과 도네이션, 대구 경북돕기 캠페인 등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따스한 동포애가 꽃피었다.
7. 허리케인 로라로 레이크찰스 한인피해가정 이중고

최대 150마일의 풍속을 가진 카테고리 4등급 허리케인 로라(Laura)가 8월 27일 루이지애나 남서부와 텍사스 남동부 지역을 강타했다. 국립해양대기청(NOAA)이 8월초 2020년 허리케인 시즌이 ‘기록적인 수준’, ‘최악의 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 지 한 달이 채 못 돼 닥친 재난이었다. 국립기상청은 허리케인 로라가 ‘생존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예보했고, 2005년 뉴올리언스와 미 남동부를 강타했던 허리케인 카트리나보다 더 치명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행히 허리케인 로라는 휴스턴과 텍사스 지역에 큰 피해 없이 비껴갔지만, 레이크 찰스와 버몬트, 포트 아서 지역에는 큰 피해를 남겼다. 재난 당국은 텍사스와 루이지애나 주민에 대피령을 내렸고 정전사태는 4주 넘게 계속 되었으며, 일부 식수난도 겪어야 했다.
가장 큰 피해가 있었던 레이크 찰스, 버몬트, 포트아서 등 텍사스 남동부와 루이지애나 지역은 한인인구가 많지 않았지만, 보고된 12가정의 피해는 컸고 한인이 운영하는 뷰티 서플라이점들도 피해를 입었다. 휴스턴 총영사관은 9월 9일 현지를 방문해 피해가정과 롯데케미칼 등 한국 기업관련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최종현 한인회장에게 마스크와 1천 달러 상당의 비상식량들을 전달했고, 미주한인회 중남부연합회가 재해대책기금 2천 달러를 전달한 것이 동포사회가 재난지역에 보낸 온정의 대부분이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8. 70년 지나도 식지 않는 조국사랑과 한미동맹

2020년은 6.25 전쟁 발발 70주년이 되는 해였다.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한국과 해외에서 대대적인 기념행사들이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모두 취소되었다.
당시 전쟁에 참전했던 청년들은 이미 고인이 되었거나 생존자들도 대부분 90세 전후의 고령자들로서 70주년 기념식을 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은 더욱 컸다.
“생명이 존속하는 한 선진, 산업화된 조국을 파괴하려는 어떤 세력과도 싸워 물리쳐 대한민국의 시장경제와 자유 민주주의 정체성을 지키고 후손에게 잘 물려주는데 주역이 되겠다”고 했던 휴스턴 6.25 참전국가유공자회의 기념사가 전달된 지 얼마 안 돼 정재명 회장마저 노환으로 소천했다.
결국 6.25 전쟁 70주년 기념식은 연기를 거듭한 끝에 제75주년 광복절 기념식 직후 론스타챕터 한국전 참전용사회(회장 리차드 핼퍼티) 주관으로 개최됐다.
참전용사회는 한국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은 것처럼 6.25 전쟁으로 발전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한국전쟁에 참전하여 자유와 평화를 수호했던 노병들은 ‘자유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는 진실을 후세들에게 거듭 강조했다.
9. 온라인 전환이 가져온 성과

경제 셧다운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부분 한인단체들의 활동은 중단, 취소, 보류되었다.
그러나 휴스턴 한인학교(교장 박은주)는 온라인수업으로 전면 전환하며 가을학기를 시작했다.
이미 여름방학 기간 동안 교사들은 온라인 학습교재를 제작하며 미래 온라인 수업을 몇 년 앞당겨 시행할 수 있었다.
재미한국학교 남서부협의회가 실시한 온라인 교사연수회는 기존의 대면 교사연수회의 단점을 적극 보완하며 참여율과 호응도를 높이고, 지역 경계를 넘어 효과적인 연수회가 되었다는 평가다.
민주평통자문회의 휴스턴협의회(회장 박요한)도 온라인 툴을 적극 활용하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가장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간 단체였다.
항공 및 거리 이동이 제한됐던 상황 속에서도 저명한 강사들을 초청해 2020년 동안 총 7차례 통일강연회를 개최했고, 높은 참여율과 호응도, 집중력에 힘입어 평화통일문예공모전, 통일노래개사경연대회, 평화통일 4행시공모전, 해외동포대상 여론조사 등 타 지역 협의회와 역대 협의회 중 가장 왕성한 활동을 진행해왔다.
한미장학재단 남서부지부 장학금 수여식, 재미과기협 남텍사스 연례 컨퍼런스, 총영사관의 차세대 포럼, 개천절 행사 등도 온라인의 장점을 십분 활용한 행사였다.
10. 휴스턴-울산시 자매결연 목전에

12월 9일 휴스턴-울산시 자매도시 체결안이 마지막 관문격인 휴스턴 시의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정례 시의회 공개세션에서 헬렌장 울산시 명예자문위원 겸 휴스턴한인회 산하 휴스턴-울산 자매도시추진위원회 위원장과 신창하 한인회장은 울산시에 대한 소개 및 자매도시 체결을 통한 양 도시간 교류 협력에 대한 향후 비전 등을 발표하며 만장일치 찬성을 이끌어냈다. 이로써 2021년 초 울산시 시의회에 안건이 통과되면 자매도시 체결식만 남겨두고 있다.
휴스턴 시는 코로나19 펜데믹 속에서 휴스턴 총영사관, 한인회를 비롯해 한인사회와 울산시에서 전달한 마스크가 총 50,400개라며 한인사회가 휴스턴 시를 돕는 일에 인상 깊은 파트너십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울산시가 대한민국 공업화의 발전소로서 자동차, 조선소, 정유화학의 주요 산업기지라는 점, 대한민국이 세계 6위의 수출국가가 되는데 전진기지로서 울산시의 역할도 주목했다.
특히 항구도시, 차세대 에너지 허브도시, 해양풍력발전소, 저탄소 테크놀로지, 동북아시아 오일가스 허브도시,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 등 휴스턴과 울산시의 유사성도 강조됐다. 자매도시 체결로 두 도시의 협력관계는 더욱 단단해지고 향후 수출입무역, 교환학생, 문화 교류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리: 변성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