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계 ‘이민 유권자’ 라틴계 만큼 많아
급 성장 아시안 인구, 전략적 타깃 부상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2020 선거는 여러 가지 면에서 의미하는 바가 많다. 미국이 정확히 둘로 갈라졌다는 것 그보다 더 큰 사실은 이번 투표에 직접 참여했던 유권자들의 변화다. 이는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미국 민주주의 발전 과정에 중요한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금까지 미국 선거에서 올해만큼 많은 흑인 유권자들이 참여한 적이 없었다고 지난 6일(금) Ethnic Media Services가 주최한 패널 발표에서 지적됐다. 올해 미국 흑인 유권자들은 90% 이상 조 바이든 후보를 지지했는데, 사실 이같은 사실은 2016년 선거와 크게 다를 것은 없었다. 흑인 유권자들은 원래부터 민주당을 지지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보다 현실적인 이유로 투표에 영향력을 발휘했다. 바이든 후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때부터 이미 부통령으로서 인지도가 있었고, 트럼프 정부에서의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실업률, 조지 플로이드 사건, 코로나19 등이 흑인 투표율 증폭을 가져왔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흑인사회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와 함께 전적으로 유색인종과 소수민족들의 높은 투표율도 결정타였다. 인종차별과 백인 우월주의, 반 흑인 반 이민정책은 간극을 만들었다.
이번 선거에는 상당히 동기부여된 유권자들이 있었고, 양당의 정치인들은 이제 이들 이민사회의 유권자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여야 하고 이들의 표심을 잡을 전략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시안 아메리칸 정의진흥협회(AAJC)의 존 양(John Yang)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아시안 유권자들의 참여가 크게 올라갔는데, 그중에서도 30만 명 이상은 투표에 처음 참여한 사람들이었다고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유권자들 중 54% 이상이 예전과 비교해 매우 열성적으로 투표에 참여했고, 아시안 유권자들의 1/3 이상이 미국 전역의 10개 경합주에 거주하고 있었다.
애리조나, 펜실베니아, 노스 캐롤라이나, 남부 캘리포니아, 텍사스, 뉴저지 등 경합주에서의 승리와 패배를 결정지었던 변수에 아시안 유권자들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라틴계 인구가 많지만 ‘이민 유권자’라는 그룹으로 구분했을 때 사실상 아시아계 유권자 규모는 라틴계만큼 비중이 컸다. 아시안 아메리칸이 미국에게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인종이라는 점, 2018년 중간선거에서 가장 기록적인 투표율을 보였다는 사실만 봐도 일시적인 현상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는 아시안들의 정치 참여율이 계속 늘고 있는 것도 주요 영향으로 작용했다. 또한 이번 대선에서 전국에 많은 아시안 커뮤니티에 다양한 단체들이 전략적으로 캠페인을 펼쳤던 것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존 양 대표는 다양한 단체들이 핫라인을 구축하여 최소 11개 언어로 계속 유권자등록부터 우편투표, 조기투표, 어떻게 투표하는지, 코로나19에 건강 유지까지 적절한 프레임을 계속 제공하면서 민주주의 실현을 가져왔다는 평이다. 지역사회의 응집된 노력이 그 어느 해의 선거보다 강하게 투영되었던 2020년 선거는 결국 그동안 투표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아시안 커뮤니티 등 이민사회에 투표 열기가 고조되었다는 사실이 주목된다. 향후 선거와 정치활동에 있어서도 이들의 표심 공략을 위해 더욱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 라틴계와 비교해 아시안 유권자들은 아직도 언어요구가 더 필요했다. 이러한 아시안 유권자들의 필요와 요구를 반영한 정계의 노력도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이 이번 선거가 가져온 또 하나의 중요한 결과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