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시 “400불 지출 못한다” 39%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허리케인 하비와 같은 역사적인 재난이 지역사회에 끼치는 영향은 수십 년을 갈 수 있기 때문에 사회학자들에게는 주요 연구 소재가 된다.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19 라는 초유의 재난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도시 각 분야 및 주민들의 생활 패턴에도 큰 변화가 목격될 것이다.
라이스대학의 킨더연구소(Kinder Institute)가 39년째 해오고 있는 휴스턴 지역 설문조사가 18일(월)발표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 1월 말부터 3월 12일까지 이뤄졌는데 무작위로 선정된 해리스카운티 주민 1천명을 대상으로 유선 및 무선전화로 진행됐다.
코로나19가 미국에서 막 이슈가 되었던 기간 중 휴스턴 주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상호 신뢰나 높은 공감과 연대감을 표명하고 있었다. 또한 더 많은 사람들이 불평등을 줄이고 공립학교 개선에 관심을 보였다.
올해 설문조사 발표는 호텔이 아닌 가상 화상 오찬모임으로 진행했다. 1982년 이래 매년 업데이트되는 설문조사 내용은 휴스턴의 연례 스냅샷으로 사용되고 있다.
설문 조사를 수행한 클라인버그 교수(Dr.Stephen Klineberg)에 의하면 코로나 대유행 속에서도 휴스턴 주민들은 일자리 기회에 대해 69%로 오히려 유리한 견해를 보였다. 그러나 설문조사 응답자의 30%는 ‘교통 문제’를 지역사회의 가장 큰 문제로 여겼다.
허리케인 하비 이전에 ‘홍수’에 대한 우려는 1% 에 불과했지만 하비 직후 2018년에 16%까지 높아졌다가 올해는 11% 정도로 여전히 주요 관심 이슈가 되고 있었다. 국제유가 대폭락 등 에너지 허브도시로서 오일가스 업계의 타격이 심한 것에 비해 경제에 대한 관심은 13%에 머물렀다.
취업 기회에 대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전망을 갖고 있었지만 해리스카운티는 건강보험이 없는 주민이 24%, 35% 이상은 식료품 값 지불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으며, 비상시 400불을 마련할 수 없었던 사람이 39%나 되었다. 클라인버그 교수는 건강 및 경제기회에 대한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휴스턴의 흑인과 히스패닉 커뮤니티에 심각한 결과가 초래되었다고 분석했다.
휴스턴 지역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무엇입니까? 연령대 및 민족별 해리스카운티 인구비율 (ACS, 2014-2018)
20대 이하 유색인종 비율 75% 이상
휴스턴 주민들은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정부 프로그램을 요구했다. 61%가 소득격차를 줄이기 위해 정부의 행동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72%는 모든 미국인들에 대한 연방 건강보험을 선호했고, 79%는 정부 일자리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 이는 10년 전보다 45%~60% 이상이나 크게 증가한 것이다.
또한 응답자의 절반이상이 학교가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고 동의했고, 70%는 휴스턴의 모든 어린이들에게 보편적 유치원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지방세를 높이는데 찬성했다.
한편 센서스 지역조사(ACS, 2014-2018)에 의하면, 해리스카운티에 거주하고 있는 백인의 비율은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유색인종에 훨씬 밑돌고 있어서 휴스턴이 다양성의 대표도시임이 또한번 확인됐다. 백인이 유색인종보다 많은 연령대는 75세 이상(55%)가 유일했고, 65-74세는 백인과 유색인종 비율이 동일했다.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유색인종 비율이 높아지면서, 30대 이하 젊은 층은 유색인종이 모두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러한 다양성에 힘입어 이민사회에 대한 이슈, 즉 서류미비자(49%), 무슬림(60%), 난민(77%)문제에 대해서도 계속 긍정적인 추세를 보였다.
클라인버그 교수는 그러나 이번 조사 기간 중에는 코로나 대유행이 건강과 경제적으로 끼친 실제적 영향을 체계적으로 측정할 수 없었다면서 2021년의 조사결과에 벌써부터 주목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