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목’으로 시작하고 ‘단합’으로 마무리한 휴스턴 한인사회
1. K-상공회 기치로 출범, 휴스턴 한인상공회
“종횡무진” 활력과 상생 새바람

제26대 휴스턴 한인상공회가 케이시 강(강문선) 회장의 취임과 함께 2월 19일 새롭게 출범했다. 휴스턴 한인상공회는 1973년 첫 발족되었지만 장기간의 활동 공백으로 한인사회는 물론 아시안 커뮤니티와 주류사회 안에서 존재감이 미약했다. 대규모 갈라 행사는 ‘환골탈태’의 의지와 휴스턴 한인상공회의 재탄생을 대내외적으로 공표한 것이었다. “위축되었던 한인상공회가 세계경제 10위 대한민국의 발전된 위상에 걸맞은 상공회로 발전하기를 기원한다”, “미국의 다양성 강화에 한인비즈니스의 발전이 기여하고, 휴스턴을 넘어 경제교류와 무역 기회를 확장하는 플랫폼 역할을 기대한다”는 축사도 전달됐다. 강문선 회장은 미주한인상공회 차세대분과위원장도 맡고 있는데, 2023년 첫 해외 개최인 오렌지카운티 세계한상대회 준비에도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차세대들이 한인상공회에 대거 참여하면서, 한인사회 주요 행사 분위기도 젊고 활기가 넘치는 변화를 가져왔다. 휴스턴 한인상공회는 출범 1년도 안되었지만, SBA 이사벨라 구즈만 국장이 아시안 커뮤니티를 대표하여 한인상공회를 방문할 만큼 위상이 커졌다. 또 유료회원제 운영, SBMD 세미나, 식품매니저 자격증 강좌, 기존 경제단체들과 협력 및 네트워크 강화 등으로 좋은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2. 휴스턴 체육회, 유유리號로 기사회생
흩어졌던 생활체육회도 재정비

3년간 리더십 없이 대외적 활동을 멈추었던 재미대한 휴스턴 체육회가 11월 12일 제 20대 유유리 회장의 취임으로 부활했다. 40년 휴스턴 체육회 역사 중 25년 이상을 노심초사하며 체육회를 위해 발로 뛰었던 유유리 회장이 활동이 중단되었던 체육회를 다시 일으키겠다며 중책을 맡자 전·현직 체육회 관계자들도 적극적인 참여와 지원을 약속하고 나섰다.
유유리 회장을 선두로 10여개의 생활체육회도 재정비되며, 2023년 뉴욕미주체전에 대비하고 있다. 전미주장애인체전에서 종합2위 성적을 거둔 휴스턴 장애인체육회는 체육회 협력단체로 안착했고, 이후 제1회 한마음 운동회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유유리 회장은 40년간 체육회 발전 및 어려운 가운데서도 애정으로 체육회를 이끌어온 전임회장들과 임원, 생활체육회 동호회 그리고 부모 같은 심정으로 체육회를 후원해준 각 단체들과 동포들에게 감사를 전하면서, “사랑의 봉사, 감사의 봉사, 축복의 봉사 3대 봉사를 실천하겠다”고 동포사회에 약속했다. 체육 활동에만 그치지 않고 동포사회 안에서 한인회와 더불어 중추적 활동을 하는 단체로 그 위상을 높여가겠다는 의지는, 곧바로 카타르 월드컵 응원전에서도 한인사회의 결속력과 단합을 이끄는 견인차로 작용했다.
3. 우크라이나 돕기에 한인사회 동참
한인회 중심으로 구호기금 모금창구 오픈

올해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뒤 우크라이나 난민돕기에 휴스턴 한인사회도 따뜻한 손길을 보탰다. 휴스턴 동포사회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이후 종교기관이나 단체 등을 통해 개별적으로 성금 모금을 해오다가 3월 31일 한인사회 전·현직 한인회장 및 주요단체장 모임에서 공식적으로 모금 창구를 열었다. 당시 유재송 21대 한인회장은 시드머니로 2천 달러를, 그리고 재미과기협 남텍사스지부 정성윤 회장도 즉석에서 500달러 성금을 전달했고 한인회는 구호기금 모금 공식 캠페인을 시작했다. 6.25 전쟁으로 난민생활을 경험했던 세대로서 우크라이나 난민들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다는데 주요 한인단체들도 뜻을 같이했다. 휴스턴 기독교교회연합회와 휴스턴 한인목사회도 공동 성명서를 내고 성금 모금을 시작했다. 5월 11일 휴스턴 한인회는 40일간 모은 우크라이나 성금 7천820달러를 1차로 UNICEF UKRAINE CHILDREN에 전달했다.
한편 10월 29일 발생한 한국의 이태원 사고 사망자를 추모하기 위한 합동 분향소가 휴스턴 한인회관에 11월 3일부터 3일 간 설치됐다. 희생자를 추모, 애도하는 한인동포 조문객 150여명이 다녀갔고, 한인사회는 국가 애도기간 중 예정된 행사들을 연기, 취소했다.
4. 코로나 빗장 풀린 한인사회
3년 만에 굵직한 행사 릴레이

코로나 팬데믹이 수그러들자, 2022년 하반기 접어들면서 휴스턴 한인사회는 3년 만에 열리는 대면 행사들로 봇물이 터졌다. 휴스턴 한인간호협회의 가장 큰 연례행사인 제17회 건강증진행사가 10월 1일 새누리교회에서 열렸다. 현장에서 혈압, 혈당 측정과 코로나 백신, 독감 접종이 실시되었고 혈액 검사를 비롯해 유방암, 자궁경부암 검사 등은 사전 예약을 통해 호프클리닉에서 진행했다. 처음 실시한 무료 피검사와 간경화 스캔도 큰 호응을 받았다. 10월 22일에는 3년 만에 디스커버리 그린에서 코리안 페스티벌이 개최되었다. 오전 11시부터 밤 10시까지 다운타운 디스커버리 그린은 K-Pop 음악과 음식, 전통공연, 태권도, K-놀이문화들로 들썩였다. 쾌청하고 야외에서 놀기 좋은 날씨가 밤까지 이어지면서 4만 명 이상이 운집했다. 행사를 주최한 KASH는 휴스턴 한인상공회, 재미과기협 남서부지부와의 협력 및 크로거 등 대외 후원에 힘입어 올해 첫 장학생 선발에서 5명에게 총 6천 달러를 수여했다. 11월 6일 3년 만에 열린 한인천주교회의 한마음 큰잔치 역시 동포사회에 정겨운 친교와 소통의 장, 나눔의 큰 잔치를 펼쳤다. 고향의 전통음식과 각종 여흥, 어린이 놀이터까지 온가족들이 즐길 수 있는 정겨운 장터는 오랫동안 침체되었던 동포들 마음에 정(情)을 나눠주었다.
5. 20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재외선거에 16만1천878명 참여

5월 10일 제20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이 나라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고,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나라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갖고 오늘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틀 후에는 재외동포 1,000여명과 재외동포 관련 국내 인사 190여명이 자리한 가운데 재외동포 초청 리셉션에서 재외동포청 설립 그리고 해외에서도 국내와 같이 행정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을 약속했다. 제20대 대통령선거에 재외국민들도 참여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월 23일부터 28일까지 전 세계 115개국 177개 공관 219개 투표소에서 실시된 제20대 대통령선거 재외투표에 재외유권자 22만6,162명 중 16만1,878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투표율은 71.6%로 집계됐다. 2017년 19대 대선과 비교하면 선거인수와 투표자수는 6만여 명 줄었고, 투표율은 3.7%포인트 낮아졌다.
한편 3월 10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결정된 직후 동포사회 보수단체 및 지지자들은 “정권교체의 숙원을 이뤘다”고 안도하며, 법치와 상식으로 공명정대하게 국정을 운영하여 통합의 길을 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함께 나누었다.
6. 전·현직 국무총리 동포사회 방문
한덕수 국무총리, 정세균 전 총리 ‘희망메시지’


코로나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창이던 6월 4일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휴스턴을 방문했다. 민주평통휴스턴협의회가 주최한 강연회에서 정 전 총리는 ‘신냉전시대 한미동맹의 미래와 한반도 평화’에 대해 대한민국이 70여년 한미동맹의 기여 속에 100년 동안 가장 성장한 나라가 되었지만, 지속발전 가능한 미래 100년을 위해 평화가 보장된 번영이 해답이라고 제시했다. 또 분단국가를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전환하는 역량도 강조했다. 4개월 후 10월 9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중남미 순방길에 휴스턴을 방문했다. 현직 국무총리로는 2년 전 이낙연 총리에 이어 두 번째 방문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휴스턴은 물론 어스틴, 샌안토니오, 달라스, 루이지애나, 알칸사에서 간담회에 참석한 동포들의 환대에 감사를 전했고, 2017년 허리케인 하비와 코로나 팬데믹 중에 서로 돕고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동포사회의 모습을 치하했다. 대한민국이 경제규모 세계 10위, 무역규모 7위의 경제강국이자 민주주의 선도국, 첨단 기술강국, 그리고 문화강국으로 성장한 만큼 재외동포들의 연대도 강조했다. 한덕수 총리는 이날 “복수국적 허용 연령을 낮추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명의 전·현직 국무총리가 공통적으로 전한 희망 메시지는 단연 재외동포청 설치였다.
7. “응답하라” 2022년 美 중간선거
아태계 유권자 새로운 Voting Power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중간평가로 여겨지는 2022년 11월 8일 중간선거는 경제가 먼저냐? 민주주의가 먼저냐?로 모아졌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극심한 인플레이션 속에서 국민들은 바이든 정권에 등 돌리고, 공화당이 상·하원을 탈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결과는 민주당이 상원을, 공화당은 하원 다수당을 차지하며 118대 의회는 분할 의회로 양분되었다. 텍사스 주지사 선거에서는 친트럼프 성향의 그렉 애보트 주지사가 약 90만표 차로 민주당의 베토 오라크 후보에 승리했다. 해리스카운티 리나 히달고 판사와 공화당 후보 알렉산드라 델 모랄 밀러 후보와의 경쟁도 초박빙이었는데 100만 명이 넘는 투표자 중 1만6천여 표차로 간신히 히달고 판사가 자리를 수성했다. 한편 이번 중간선거를 앞두고 선거구 재조정도 큰 이슈가 되었다. 2020년 인구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방의회, 주상원, 주하원, 시의회 지도가 재구획 되기 때문에 아태계의 목소리를 적극 내야하고 아태계가 연합, 유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미국 유권자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아태계 유권자들의 보팅 파워로 아태계를 대변할 수 있는 정치인을 뽑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진 것이다. 2022년 선거에서 한국계 미 연방하원의원 4명 모두 연임했다.
8. 애스트로스 2022 월드시리즈 우승
“다양성의 승리” 5년 전 논란 설욕

휴스턴 애스트로스(Astros) 야구팀이 2022년 월드시리즈 챔피언에 올랐다. 애스트로스 역사상 두 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기록되었다. 11월 6일 미닛메이드 파크 홈구장에서 열린 2022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상대로 통쾌한 3점 역전 홈런 끝에 4-1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2017년 월드시리즈 우승은 허리케인 하비로 큰 고통을 당하고 있었던 휴스턴 주민들에게 큰 위로의 선물이었지만, ‘사인 훔치기’ 논란으로 큰 흠집을 입었다. 5년 만에 다시 오른 2022년 월드시리즈 챔피언은 진짜 실력으로 일군 우승이었기에 더 기쁘고 짜릿했다. 누구도 의심할 여지없는 선수들과 코치진의 실력과 투혼에 의한 값진 승리였다. 11월 6일 7일(월)에 1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애스트로스의 2022년 월드시리즈 챔피언을 축하하기 위해 휴스턴 다운타운 거리에 운집했다. 일부 학군들은 퍼레이드 축하를 위해 휴교 조치를 내렸다. 이날 퍼레이드를 생중계한 한 뉴스 진행자는 “애스트로스 팀이야말로 최고의 다양성을 갖춘 도시 휴스턴을 상징하고 있다”고 코멘트했다. 한편 애스트로스 홈구장 미닛메이드 파크의 공식 파트너인 삼성전자는 내년 3월말까지 주 전광판을 포함한 다양한 디스플레이와 솔루션을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9. 재외동포사회 ‘일일신 우일신’
미주총연 분규 종식, 재외동포청 신설 현실화


2022년은 미주한인사회를 비롯한 재외동포사회에 큰 지각변동이 있었다. 첫째, 분규단체의 오명을 쓰고 있던 미주한인회 총연합회가 3월 19일 덴버에서 열린 통합총회에서 극적인 통합을 이루었다. 통합을 통해 그간 산재되었던 모든 법정 소송도 취하했다. 통합 미주총연은 2년간 김병직·국승구 공동총회장과 서정일 이사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미주총연 회원들은 7년 만에 10월 인천에서 열린 세계한인회장대회에 참가했는데, 국승구·김병직 공동회장이 내년 세계한인회장대회 공동의장으로 선출되며 명예를 회복했다. 둘째, 732만 재외동포의 위상에 걸 맞는 재외동포청 설치가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급물살을 타고 있다. 동포사회의 높아진 기대, 세대교체와 그 밖의 정책환경 변화에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응하게 된 것이다. 재외동포청은 외교부의 재외동포 정책 기능을 이관하고 재외동포재단의 사업기능을 통합하게 된다. 셋째, 국적법 개정안이 통과돼 10월부터 선천적 복수국적자들의 정당한 사유가 있는 ‘선천적 복수국적자’에게는 한국 국적 포기 신고 기한을 연장할 수 있게 됐다. 개정된 법안은 지난 2020년 9월 헌법재판소가 내린 ‘헌법불합치’ 판결을 따르는 후속 입법이지만, 효력은 미비한 것으로 알려져 국적자동상실제 부활을 위한 노력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0. 월드컵 응원전 오겹줄로 뭉치다.
‘도하의 기적’ 목격하며 ‘뜻 깊은 연말’

역시 월드컵 열기는 달랐다. 이른 시간이었던 카타르 월드컵 단체 응원에 과연 몇 명이나 나올까 하는 의구심은 우려에 불과했다. 휴스턴 체육회와 10개 한인단체가 협력하여 준비한 카타르 월드컵 응원전은 16강 경기까지 총 4회 열렸다. 축구협회와 최종우 준비위원장은 붉은티셔츠 500장을 주문하는 등 준비에 만전을 기했고 총영사관과 맥도널드 등에서도 조식을 후원하며 응원단을 격려했다. 추수감사절인 11월 24일 오전 7시 한인회관에는 한국대 우루과이 1차전 경기를 응원하려는 한인동포들이 자리를 꽉 메웠다. 이른 아침에도 아이들을 데리고 온가족이 나왔고, 청년들, 어르신들도 “Go! KOREA!”가 새겨진 응원 티셔츠로 갈아입고 화면에 눈을 떼지 않았다. 최악의 조건에 더 빛나는 코리안의 투혼,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벤투호 태극전사들은 12년만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기어코 해냈다. 가나전 패배로 16강 진출이 불투명해진 가운데 심판까지 퇴장당했고, 전반 초반 실점까지 했지만, “선수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한 발 더 뛰고 희생하며” 몸 사리지 않는 투혼으로 2-1 기적을 만들어냈다. ‘50여년 한국 월드컵 역사상 가장 감격적인 순간’을 함께 목격한 휴스턴 한인동포들은 비록 8강 진출은 못했어도 “우리가 해내지 못할 것은 없다”며 함께 뭉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