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브 스토리텔링…함께 웃으면서 내재된 아픔 공감
▶ 이민, 인종, 언어, 성정체성, 입양, 정신건강 주제 가감 없이 오픈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Korean American Story가 주최한 2023 ROAR Story Slam Houston이 지난 3월 31일(금) 오후 7시 30분 아시아 소사이어티 텍사스센터에서 열렸다. 결선 진출자 6명이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는 라이브 스토리텔링 대회에서 결선 진출자들은 올해 주제인 “What the Heck”에 따른 자신의 이야기를 무대 위에서 6분 안에 풀어놓으면서 관객과 공유했다.
이번 행사는 상임프로듀서 Eddie Allen & Chinhui Juhn, 프로듀서 Susan & Michael Jhin , 디렉터 David & Hyunja Norman, Assistant Director David Shin과 Julianne & Casey Youn, 그리고 KACF, KAJABI, 아시아소사이어티센터와 KASH 가 함께 후원했다. 한인사회에서 휴스턴 한인회, 휴스턴 한인상공회, 민주평통휴스턴협의회, 휴스턴체육회, 우리훈또스, 재미과기협 남텍사스지부와 산하 KONNEC+ 등이 후원했다.
여러 단체들의 후원에도 불구하고 한인사회에 대한 홍보는 충분치 않았지만, 우려와는 달리 입소문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한인들이 기대 이상으로 많이 왔고 외국인 관객들도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털어놓기 어려운 이야기들
행사는 휴스턴에 거주하는 한인저널리스트이자 에미상 수상 리포터 티파니 저스티스(Tiffany Justice)의 사회로 진행됐다. 심사위원이자 이번 행사를 휴스턴에 유치한 일등공신인 수잔진 Children’s Museum of Houston 이사는 무대에서 전하는 스토리를 열린 마음으로 공유하고 서로의 여정에 대한 깊은 이해와 감동이 있기를 바란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Eddie Allen 아시아소사이어티 텍사스 전 이사장은 스토리텔링을 통해 한인 문화와 이민사회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ROAR Story Slam 결선자 중 휴스턴에 거주하고 있는 권페랏 테임차이야품(Kwonperat Teimchaiyapoom)은 부르기 어려운 이름만큼이나 복잡한 정체성을 갖고 있었다. 대니얼 마이우리(Daniel Maiuri)도 한국계 미국인 입양아로서 한때는 약물중독에 빠졌던 경험을 갖고 있었다. 지미번(조윤호)은 뉴욕에서 자란 한인입양인으로서 한국어를 배우고 정체성을 찾기 위해 서울에서 지냈던 여정들을 소개했다. 조셉유(Joseph Yoo)는 페어랜드에 있는 Mosaic Episcopal Church 목사로 자녀 입양과 가족의 의미에 대한 스토리를 공유했다. 영 김(Young Kim)은 뉴욕에서 CBS Sunday Morning 필드 프로듀서로 일하지만 기발하고 독특한 자신의 문화 이야기를 갖고 관중과 교감했다. 마지막 순서로 나온 티나 김(Tina Kim)은 휴스턴 토박이로 대학생때 오토바이 사고로 불구가 될 뻔했으나 어머니의 헌신적 사랑과 도움으로 다시 걷게 되었지만, 그 과정에서 겪은 심각한 우울증과 정신건강 문제, 그리고 결혼 후 아들의 자폐증 진단으로 또 한 번의 어려움을 겪지만 이제는 아들의 손을 잡아주는 모성애 강한 어머니의 모습이었다. 이날 대회에서 가장 큰 웃음과 관객과의 공감을 보여준 영김 씨가 1등상(상금 $1000)을 받았고, 조셉유 목사가 2등(상금 $500), 나머지 3명이 공동3위($250)를 차지했다. 행사 중간에는 재키 페이 합합 가수의 공연도 있었다.

다양성 존중하며 깊은 감동
이번 ROAR Story Slam 행사에 참석한 한인들 중에는 성정체성에 대해 너무 개방적인 공연 무대 등에 어색함과 불편함을 느끼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젊은 세대들과 대부분의 관객들은 이구동성으로 성소수자, 입양 문제, 정신건강 등 주변에서 쉽게 터놓고 얘기할 수 없는 주제들을 솔직하게 오픈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수잔 진 이사는 “이탈리안 친구가 바로 내 얘기였다며 이민자들의 스토리에 공감했다”면서, 각자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편견 없이 서로의 이야기를 함께 공유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힐링이 되고 커뮤니티를 단단하게 세워갈 수 있다고 이번 행사의 의의를 전했다.
한편 ROAR Story Slam 행사 후 Korean American Story 팀은 10여명의 개인 인터뷰를 영상으로 담아, 휴스턴에서 2번째 Legacy Project를 진행했다. 각각의 개인 인터뷰 스토리는 전문 영상다큐로 제작되어 유튜브로 공개되는 것은 물론 서던 캘리포니아대학 한국유산 도서관에 디지털 아카이브로 영구보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