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리나 보다 치명적… 피해 상황 아직 파악 안 돼
코로나19로 피해 가중 우려… ‘기록적인 허리케인 시즌’ 지금부터 시작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허리케인 로라(Laura)가 북서쪽 걸프 연안에 가까워지던 27일(목) 자정 무렵 이미 폭풍은 시간당 최대 150마일의 풍속을 가진 카테고리 4등급의 허리케인이었다. 시속 16마일 빠른 속도로 북북서 방향으로 이동해갔다. 허리케인은 일단 내륙에 상륙하면 빠르게 약화되지만, 상륙 전까지는 기세를 멈추지 않으며 루이지애나 남서부와 텍사스 남동부 지역은 상황이 급속히 악화되었다.
국립기상청은 허리케인 로라가 ‘생존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예보했다. 이미 해당 지역의 해안과 내륙에 폭풍 해일 경고(Storm Surge Warning), 허리케인 경고(Hurricane Warning), 그리고 열대성 폭풍 경고(Tropical Storm Warning)가 걸쳐 발령됐다.
카테고리 4등급이 해안에 상륙하면 잘 지어진 주택 대부분의 지붕과 외벽이 손실되고, 대부분의 나무가 부러지거나 뿌리가 뽑히고 전봇대가 쓰러진다. 쓰러진 나무와 전봇대는 주거지역을 격리시키고, 정전이 된다. 초강력 허리케인이 지나간 지역은 몇 주 혹은 몇 달 동안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 돼버릴 수 있다. 바람 외에도 일부 지역은 1피트 이상의 강우, 혹은 토네이도, 생존이 어려운 폭풍 해일이 발생할 수가 있어서, 안심할 수 없다.
현재 허리케인 로라는 2005년 뉴올리언스를 비롯한 미 남동부를 강타했던 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보다 더 치명적으로 분석되고 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카테고리 3등급이었다가 하루만에 5등급으로 상승됐었다. 로라는 4등급 상태로 해안에 상륙했고, 정오가 가까워졌을 때 레이크 찰스와 버몬트, 포트 아서 지역은 극심한 바람 경고가 발령됐다.
텍사스와 루이지애나 주는 26일 밤 10시 경 이미 1만3천 가구가 정전됐고, 3시간 만에 10만 3천 가구, 오전 3시에는 22만5천 가구의 정전이 보고됐다. 재난 당국은 텍사스와 루이지애나 주민에 대피령을 내렸지만 일부 주민들은 이를 거부하고 남아 있었다.
자정 경 루이지애나 존 벨 에드워드(John Bel Edwards) 주지사는 루이지애나 일부가 수중에 잠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폭풍해일이 내륙을 덮칠 경우 생존은 어렵다고 보기 때문에 27일 날이 밝자마다 모든 인력과 자산을 통합해 강력한 수색과 구조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인들 피해 아직 보고 안 돼
현재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레이크 찰스, 버몬트, 포트아서 등 텍사스 남동부와 루이지애나 지역은 한인인구가 많지 않다. 그러나 레이크 찰스에는 롯데케미칼 화학 공장이 있고 동성화인텍 공장시설도 있다. 롯데케미칼은 이미 공장을 셧다운 하고 직원 대부분이 대피한 상태다.
휴스턴 총영사관 윤성조 영사에 의하면 현재 비상연락체계로 버몬트와 레이크찰스 지역을 포함한 텍사스 남동부의 한인비상연락 대표로 최종현 회장과 연락을 취하고 있었는데, 26일(수) 저녁까지 한인들 가정에 일일이 전화하며 확인하고 있는 중이었고, 50% 이상은 대피한 상태였다. 정식 한인회가 있지 않기 때문에 신속한 파악이 어렵지만, 피해 상황이 파악될 경우 즉시 총영사관에 보고하며 비상체제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강제 대피령이 난 지역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대피소로 간 한인동포들도 있는데, 코로나19 감염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었다. 허리케인이 지나간 후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후폭풍으로 재산 및 비즈니스 피해가 장기화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더 컸다.
특히 허리케인 로타가 강타하면서 선유산업 시설은 플랫폼, 굴착장치, 정유소 등이 폐쇄되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허리케인이 전체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할 수 있고 극복이 매우 어려운 총체적 피해를 우려하고 있었다. 석유산업은 올해 초부터 코로나19로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8월 국립해양대기청(NOAA)는 올해 허리케인 시즌이 ‘기록적인 수준’, ‘최악의 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열대성 폭풍 19~25회, 허리케인 7~11회, 대형 허리케인만 6회 이상 예상하고 있다. 특히 8월 중순부터 10월 말까지가 가장 빈번한 허리케인 시즌이다. 허리케인 로라가 다행히 휴스턴과 텍사스 지역에 큰 피해 없이 비껴갔지만, 안심할 수 없다. 오히려 그동안 다소 간과했던 비상물품 준비 등 사전대비조치 등을 철저히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