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동기부여 하나로 ‘일어나서 걷고 뛰는’ 감동 연출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DPA 휴스턴 장애인부모회(Houston Disability Parents Association, 회장 송철)는 지난 20일(일) 탁 트인 야외 공간에서 드라이브 스루로 2020년 송년행사를 실시했다.
장소는 송철 회장의 자택으로 휴스턴 북서쪽 엘드리지 도로에서 U.S. 290을 지나 5분여 가다보면 나오는 한적한 동네에 위치해 있었다. 집 양옆의 넓은 공터에는 미니 골프장과 트램폴린(trampoline)이 설치돼 있었고 뒤쪽에는 미니 텃밭과 체육관으로 사용될 건물이 있었다.
또한 집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아이들 얼굴 사진을 크게 붙인 야드 사인이 드라이브 웨이를 따라 설치돼 있었으며, 집 정면에는 커다란 크리스마스 장식들과 함께 푸짐한 선물 백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닭장도 있어 도심의 답답한 생활과 코로나19로 실내에만 갇혀 지내고 있는 장애 학생들과 학부모들 모두가 반길 수밖에 없었다. 넓은 잔디밭에서는 아이들이 직접 골프 카트를 몰고 다니고 있었고, 야외에서 빠질 수 없는 바비큐 화덕에는 삼겹살과 소시지, 새우 등을 구우며 야외 파티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한 가정씩 시간차를 두고 도착하면 차에서 내려서 잠시 음식과 담소도 나누고 야외에서 휴스턴의 환상적인 겨울날씨를 만끽할 수 있었지만, 한꺼번에 너무 많은 가족들이 몰려오면서 소독약을 뿌리는 것으로도 모자라 결국 모두의 안전을 위해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 증정 및 기념사진을 찍고 바비큐 한 팩씩 선물로 가져가는 것으로 돌려보내야 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다시 되돌아가야 하는 아쉬움은 단지 아이들뿐만이 아니었다. 학부모들도 반가운 얼굴들과 짧은 인사만 나누고 헤어지면서 얼굴에는 못내 섭섭함이 가득했다.
휴스턴 장애인부모회는 오래 전부터 도시 외곽에 장애우들이 성인으로 성장한 후 자립을 위해 교육과 훈련 등을 실시할 수 있는 전용 공간을 마련하고자 비전을 세워놓고 있지만, 아직 구체화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송철 회장은 “우선 현 장소에서 우리 아이들을 위해 체육관을 비롯해 조금씩 시설들을 만들어가고 있는데,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반응이 너무 좋아해서 힘든 줄 모르고 하고 있다”며 보람을 전했다.
‘후원회’ 묵묵히 뒷바라지
한인동포사회에서도 휴스턴 장애인부모회에 꾸준한 관심과 후원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비영리단체로서 잘 유지돼오기까지에는 뒤에서 묵묵히 뒷받침을 하고 있는 후원회(회장 이정옥)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이정옥 회장은 집안에 장애가족이 없지만 6년째 후원회를 이끌고 있으며 박요한 민주평통휴스턴협의회 회장, 크리스남 전 휴스턴체육회장, 그리고 한인중앙장로교회 최여진 권사가 개인 자격으로 후원회에 함께 동참해오고 있다. 송철 회장은 어떤 행사를 하던지 후원회가 “걱정말고 하세요”라는 응원을 해주었기 때문에 돈의 가치 이상의 힘이 돼주었다고 말했다. 현재 텍스포 전기회사를 통해 매달 몇 백불 씩 정기후원금이 지원되고 있고, 그밖에도 휴스턴 동포사회의 여러 장학재단과 단체들이 휴스턴 장애인부모회를 통해 학생들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동포사회의 따스한 관심과 사랑에 감사를 전했다. 이정옥 회장은 지난 3월 연례 기금마련행사의 일환으로 추진하려던 거라지 세일 행사가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된 것이 아쉽지만 아직도 주변에 따스한 손길들이 많고 학부모들도 솔선수범하며 협력해주고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야외에 나오면 학생들 뿐만아니라 학부모나 가족들 역시 긴장을 놓고 주변 눈치 볼 필요 없이 정말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한껏 뽐내기도 하고 우스꽝스러운 복장으로 연극도 하면서 배꼽잡고 웃다보면 생활 속의 고단함에서 어느새 힐링이 되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면서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타도시로 전파 온라인 체육대회로 발전
한편 송철 회장은 올해 휴스턴 장애인체육회를 발족했다. 재미대한장애인체육회(회장 안경호)의 휴스턴 지부로서, 한인 장애인들을 위한 체육대회를 통해 건강한 정신과 신체를 함양하고 긍정적인 동기부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재미대한장애인체육회는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개최하려던 제 1회 재미대한장애인체육대회를 2022년으로 연기했다. 송철 회장은 2022년 대회를 위해 휴스턴에서 10명 정도 선수를 출전시킬 계획으로 선수 훈련은 물론 대회에 부모들도 동행해야 하기 때문에 내년부터 비용 마련을 위한 후원금 모금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송철 회장은 코로나19로 학교도 못간 채 집안에서만 답답해할 아이들에게 ‘코로나 건강지키기’라는 이벤트를 시작했는데,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었다. 각 학생들이 목표를 정해 정기적으로 운동하는 모습을 동영상이나 사진으로 올리는 것인데, 페이스북이나 카톡 등을 통해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면서 놀라운 기적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걷지도 못하고 자건거를 한 번도 타보지 못했던 아이가 세발자건거를 타는 영상을 보내왔을 때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그 아이의 소원이 세발자전거를 타보는 것이었는데 자기 스스로 해내는 모습이 정말 대견하고 자랑스러웠습니다.”라고 송철 회장이 말했다.
부모들도 그동안 운동시키는 일이 너무 힘들기만 했는데, 지금은 정해진 시간에 아이들이 스스로 운동하고 있고 꾸준히 지속되면서 자연스럽게 체중이 줄고 성취감을 느끼면서 스스로 운동을 하는 모습들에 모든 학부모들이 고무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전체 19명의 학생 중 17명이 참가하고 있는데 이날 약 한달여의 성적을 토대로 사랑(3명), 소망(6명), 믿음상(8명)을 수여하며 응원했다. 송철 회장은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상을 주면서 아이들의 에너지를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한편 휴스턴에서 시작한 ‘코로나 건강지키기’ 이벤트에 타도시에서도 모두 놀라운 반응들을 보이며 문의가 뒤따르고 있고, 애틀란타 장애인체육회는 이를 본따서 온라인 체육대회를 개최하고 있는 중이다. 휴스턴에서도 몇 명의 동영상과 사진들을 보냈는데, 전국의 참가자들과 경쟁해 메달과 상장들이 수여될 것이라는 반가운 소식이다. 휴스턴 장애인체육회를 후원하려면 아마존의 기금매치 프로그램인 아마존 스마일(Amazon Smile)에서 ‘Korean Special Needs Association’로 후원기관을 선택하면 된다.
*문의: 832-455-1144 (송철 회장)